[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 세계의 공장으로 통하는 중국의 제조업체들이 일본으로 몰려가고 있어 주목된다.
일본에 생산 라인을 세우고 상품을 제조해 중국으로 수출, 판매하는 추세가 새롭게 형성되고 있다. 이 때문에 중국에 ‘메이드 인 재팬’ 열풍이 거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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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밤에도 활기찬 중국 도시들 <사진=바이두> |
29일(현지시각)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지난 수년간 일본을 발을 뺐던 중국 제조업체들이 ‘컴백’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일례로, 칫솔을 포함한 각종 솔을 제조하는 상하이 센싱 브러시는 오사카에 공장을 세우고, 일본에서 칫솔을 제조해 중국 소비자들에게 판매하고 있다.
업체는 매달 5만개의 칫솔을 일본에서 생산, 중국에서 판매하고 있다. 1개당 가격이 5달러로 다소 비싼 편에 속하지만 JD닷컴을 포함한 온라인 쇼핑몰에서 뜨거운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이 같은 움직임은 기저귀부터 화장품까지 제조업체의 일본 행이 주요 산업 전반에 걸쳐 꼬리를 물고 있다.
일본 기업도 예외가 아니다. 시셰이도는 1983년 이후 처음으로 일본 현지에 생산 공장을 건축하고 있다.
국내 판매 저하에 생산라인을 2004년 6개에서 2015년 3개로 축소한 업체가 대대적인 설비 투자에 나선 것은 중국 수출 상품을 만들어내기 위해서다.
최근 추세는 중국의 중산층 계층 성장과 이들의 소득 수준 향상에 따른 것이라고 업계 경영자들은 설명했다.
생활 수준이 높아지면서 ‘메이드 인 재팬’을 찾는 소비자들이 급증, 세계의 공장으로 통하는 중국에서 제조업체들을 일본으로 몰아내고 있다는 얘기다.
이 때문에 아시아 양대 경제국의 교역에도 커다란 변화가 발생했다. 지난 수 십 년간 일본 기업의 수출 품목은 중국의 기술력으로 생산하기 어려운 첨단 IT 제품 및 부품에 집중됐지만 최근 각종 소비재의 비중이 크게 상승하고 있다.
일본 정부의 데이터에 따르면 중국 주요 도시와 홍콩 소재의 중국 기업 가운데 일본에 생산 라인을 운영하는 업체가 지난해 3월 기준 49개에 달했다.
5년 사이 두 배 급증한 셈이다. 앞으로 ‘메이드 인 재팬’을 만들어내는 중국 기업들이 더욱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 제조업계 경영자들은 양국의 정치적 관계 개선 역시 일본 진출에 우호적인 여건을 형성했다고 전했다.
오는 10월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중국을 방문할 예정이다. 지난 5월 그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첫 일본 방문을 기대하고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다만, 정치 관계가 악화될 경우 중국 소비자들이 일본 상품을 대상으로 보이콧을 벌일 가능성이 관련 업체들에게 리스크 요인으로 꼽힌다.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