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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왕준 매경이코노미스트클럽 강연--COVID19 & 현의료

doll eye 2021. 4. 21. 19:27

◆ 국내 백신 수급

 

로나19 팬데믹은 적어도 2022년까지 지속될 것이다. 또한 코로나19는 백신 접종이 이뤄져도 사라지지 않고 감기나 독감처럼 풍토병(endemic)으로 자리 잡을 것이다."

이왕준 명지의료재단 이사장(대한병원협회 코로나19 비상대응본부 실무단장·58)은 지난 20일 매경이코노미스트클럽에서 "백신이 코로나19를 퇴치할 수 있는 게임 체인저(game changer)임은 분명하지만 코로나19는 감기나 독감과 같은 RNA 바이러스로 계속 변이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아 지구상에서 종식되기 힘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미국 미네소타대 감염병연구소가 지난해 5월 1917~1918년 스페인독감 팬데믹을 활용해 분석한 시나리오도 "코로나19가 유행과 쇠퇴를 반복하겠지만 최소 2022년 또는 그 이상까지 계속된다"고 예측한 바 있다. 이에 따라 백신 접종으로 집단면역이 생기면 코로나19로부터 안전하다는 `희망 고문`을 하지 말고 방역당국이 장기 전략을 세워 대처해야 한다고 이 이사장은 지적했다.

그는 백신 접종자가 늘면서 `마스크를 언제 벗나`에 관심이 쏠리고 있지만 상당 기간 마스크 착용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이 이사장은 "결국 백신 문제지만 완치자도 재감염 우려가 있고, 그 환자가 재채기를 하면 다른 사람을 감염시킬 수 있어 상당 기간 마스크 착용은 기본적으로 지켜야 한다"며 "언론이 우리나라가 방역에 실패했음을 보여주기 위해 이스라엘을 자꾸 보여주는 건지 모르겠지만, 한꺼번에 마스크를 벗기는 힘들다. 이스라엘도 실내에서는 마스크를 착용하고, 실외에서도 착용하는 사람이 많다"고 설명했다.

아스트라제네카(AZ) 백신 논란과 관련해 "AZ 백신은 항원 유전자 일부를 인체에 무해한 아데노바이러스에 넣어 몸 안에 주사해 항원단백질을 생성, 면역반응 유도하는 것"이라며 "아데노바이러스는 원래 혈소판을 공격하는 성향이 있어 화이자에 비해 이상 반응이 많이 발생하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어 "일부 문제가 있지만 혈전은 빨리 발견해 치료하면 별문제가 없는 만큼 AZ 백신 접종이 순조롭게 이뤄지길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화이자 백신과 AZ 백신 교차 접종에 대해 이들 백신은 전달 방법이 다를 뿐 항체 생성 이론은 이론적으로 비슷하다고 밝혔다. 화이자 백신은 스파이크 단백질(Spike Glycoprotein·바이러스가 숙주세포의 수용체와 결합할 때 활용되는 돌기 형태의 단백질)을 만드는 DNA나 RNA 조각을 우리 몸에 접종하면 우리 몸이 그 조각의 정보를 이용해 스파이크 단백질을 만들어 면역 반응을 유도해 항체를 만든다. AZ 백신은 바이러스가 몸에 침투할 때 꼭 필요한 역할을 하는 스파이크 단백질을 만드는 유전자를 이용해서 인체에 무해한 아데노바이러스에 스파이크 단백질을 만들어 접종해 면역반응을 유도해 항체를 생성한다. 교차 접종은 앞으로 데이터가 쌓이고 부스터 효과가 확인되면 보다 활성화할 것으로 보인다.

이 이사장은 백신 접종자가 1년 안에 세 번째 백신 주사를 맞는 `부스터 샷`을 해도 완전한 면역을 보장할 수 없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코로나19가 RNA 바이러스로 변이가 계속 발생할 수밖에 없고, 그 변이에 맞는 백신을 접종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이 이사장은 앨버트 부를라 화이자 최고경영자(CEO)가 부스터 샷을 언급한 것은 백신 가격을 올리기 위한 포석 아니냐고 의심했다.

최근 들어 백신 기피 현상과 관련해 이 이사장은 접종자에게 해외 여행이나 귀국 때 2주간 자가격리 면제와 같은 인센티브를 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서 치료제 개발이 어느 정도 성과를 보이고 있지만 획기적이지 않다고 말했다. 치료제가 중증 환자가 폐렴으로 악화되지 않도록 도움이 되고는 있지만 게임 체인저는 아니라는 게 이 이사장 생각이다.

이 이사장은 코로나19 사태가 4차 산업혁명과 맞물려 의료 시스템을 획기적으로 바꿀 것이라고 전망했다. 병원도 불필요한 접촉을 피하고 분산하기 위한 사회적 거리 두기 정책이 매우 중요해졌고 그중 하나가 원격의료라고 말했다. 원격의료는 현재 일부 의사가 반발하고 있지만 대세라고 지적했다. 이 이사장은 "한국은 진료비가 저렴해 병원 문턱이 낮지만 코로나19로 환자들이 병원을 잘 찾지 않는다"면서 "원격의료는 코로나19 팬데믹 자체가 가져온 게 아니고 비대면 진료가 활성화하면서 촉진된 것이며 이제 의사가 환자를 찾아 왕진(往診)에 나서는 시대가 왔다"고 설명했다. 전국경제인연합회가 최근 국민 1000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에서도 원격의료 도입을 찬성한 의견이 62.1%로 부정적인 의견(18.1%)보다 세 배 이상 많았다. 우리나라는 원격의료에 대한 논의조차 없지만 미국은 원격의료 동등법을 통해 원격의료와 외래 진료에 대해 동일한 보험수가를 적용하도록 유도하고 있다. 미국은 원격의료가 외래 진료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코로나19 사태 이전 0.1%에서 지난해 4월 기준 14%까지 높아진 점을 무시할 수 없었던 것이다.

 



이 이사장은 병원 기능도 치료 중심에서 예방 중심으로 바뀌어 최근 의료계 화두로 떠오른 4P(Predictive·예측, Preventive·예방, Personalized·개인맞춤형, Participatory·참여형)가 더욱 탄력받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와 함께 가상치료(Virtual Health)와 같은 디지털 온라인 의료 성장도 전망했다. 원격의료가 장거리 환자 치료를 의미하지만, 가상치료는 다양한 디지털 의료 서비스를 지칭한다. 집 안에 설치된 의료 홈키트와 병원의 가상치료센터(Virtual Care Center)가 연결돼 환자를 치료하는 것이다. 대표적인 가상치료 병원은 미국 머시 버추얼이다. 명지병원도 `MJ가상치료센터`를 개설해 운영하고 있다.

이 이사장은 서울대 의대를 졸업했고 명지의료재단·인천사랑의료재단 이사장, 청년의사 발행인 겸 대표, 한국의료수출협회 회장, 대한병원협회 코로나19 비상대응본부 실무단장, 질병관리본부 감염병 위기대응 전문가위원회 위원, 신종감염병 중앙임상위원회 위원, 코로나19 치료제, 백신개발 등 범정부지원단 방역물품 기기분과 위원장 등을 맡고 있다.

[이병문 의료선임기자 / 한재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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