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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세형 칼럼] 文정부 전반기에 세운 신기록들

doll eye 2019. 10. 16. 09:59


한국의 주류를 바꾸고 싶다는 포부로 취임한 문재인정부의 임기 반환점이 한 달도 안 남았다. 인간은 단선적 사고를 하고 쉽게 망각하기 때문에 문 정부 들어 큰 변화를 제대로 못 느낄 수 있다. 그러나 전설의 립 밴 윙클이 서울에서 10년 전 잠들었다가 지금 깨어나 한국의 바뀐 모습을 보면 크게 놀랄 것이다.

10년 전 한국 하면 세계에서 다이내믹의 대명사였고 G20 정상들을 강남에 불러 국제회의를 치렀고 그들은 2008년 금융위기를 먼저 극복한 우등생 정책을 배우려고 애썼다.

아랍에미리트의 원전 수주로 50억달러 이상을 벌어들였다는 자랑도 컸고 청년실업에 대한 걱정도 없었다. 그런데 립 밴 윙클이 깨어나 주말마다 좌우파로 갈려 대규모 시위를 하고, 기업과 부자들은 한국을 탈출하고 청년실업률이 25%에 달해 절망하는 장면을 보면 "이게 그 한국인가"라고 놀랄 것이다. 문 정부 전반부는 소득주도, 친북 문제, 공정과 정의 3가지에 올인한 셈이다. 그 결과는 일일이 설명하지 않아도 국정지지율 40% 선이 위협받고, 북한은 축구 생중계도 거절하고, 그리고 `조국 오판`으로 나라가 반 동강이 된 데서 알 수 있다. 외국도 한국이 변했다고 놀란다. 블룸버그는 지난 7월 24일자 기사에서 "한국은 개집에 갇힌 호랑이가 됐다. 사회주의 정책들이 그렇게 만들어 주가와 원화가치는 가장 많이 폭락했다"고 적었다.

문 정부의 전반기 정책들을 다시 한번 리뷰해보자.

① 최저임금을 단기에 33% 올리고 비정규직의 정규직화를 충격 요법으로 했다.

② 복지예산을 획기적으로 늘려 국가부채비율 40%를 내년에 처음 돌파한다.

③ 근로시간을 52시간으로 축소하고 세계 최초로 형사처벌 조항을 넣었다.

④ 민노총 조합원이 70만명에서 100만명으로 늘고 시민단체가 갑(甲)이 됐다.

⑤ 일자리는 기업이 아닌 정부가 늘리는 것이라며 국가, 지자체, 공기업이 인력을 늘렸다.

⑥ 정부, 공기업이 공장, 학교를 세우는 광주형 공장, 한전공대 설립이 진행되는 중이다.

⑦ 세계 최초로 청년들에게 현금을 나눠주는 실험을 정부, 서울시, 경기도가 실시해 연간 6000억원 이상을 뿌렸다.

⑧ 대기업을 죄악시해 재벌 총수, 전직 대통령 2명이 구속되고 기업가정신은 땅에 떨어졌다.

⑨ 탈원전으로 한전이 적자이고 태양광을 특혜 사업하느라 자연 훼손이 극심하다.

⑩ 미국, 일본보다 북한 김정은을 우선시해 한일관계 파탄, 주한미군 철수가 거론된다.

⑪ 자사고 외고 국제고 등 수월성을 없애고 친북 성향으로 교과서 개편을 했다.

⑫ 청와대가 모든 정책을 장악해 `청와대 정부`하에 공무원은 하수인이 됐다. 얼핏 떠오른 12개 분야의 실험을 나열했는데 이들 대부분이 사회주의 정책 실험이다.


카플란은 "정책은 선의에서 출발했느냐가 아니라 결과로 평가된다"고 말했다. 정책의 결과가 무엇이었나. 경제위기 논쟁, 디플레이션 우려가 성적표다. 한국의 GDP 성장률이 미국보다 작년과 올해 2년 연속 낮은 건 처음이다. 우리가 잠재성장률만큼만 성장했더라도 캐나다, 러시아를 잡고 지금쯤 세계 10위가 돼 있어야 본전이다.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따라잡기는커녕 엉뚱한 실험으로 경제난에 빠지자 "과연 복원력이 있을까" 하는 불안감을 심어줬다. 나는 그보다도 국민 간의 불신(不信), 활력과 자신감 상실을 더 뼈아프게 생각한다.

그래도 문 정부 전반기를 보내며 우리는 귀중한 확신을 얻었다.

한국 국민들은 사회주의 정책 도입으로 국가경제가 망가지는 것을 용납하지 않으며 이념 대립보다 경제 성장을 선호한다는 사실이다.

이것은 아주 중요한 소득이다. 청와대 정부는 실패했다. 문 정부 후반기는 호랑이를 개집에서 풀어주는 일부터 시작하기 바란다.

[김세형 논설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