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반도체는 우리나라 전체 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지난해 17.1%에서 올해 들어 11월까지 21.1%로 더 높아졌다. 반도체 수출이 둔화될 경우 전체 수출에 미치는 영향이 클 수밖에 없다. 또한 우리나라 성장에서 수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워낙 높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3분기 전년 동기 대비 성장률 1.97% 가운데 수출의 기여도가 1.7%포인트로 전체 성장률의 대부분을 차지했다.
오정근 건국대 ICT금융경제학부 교수는 "반도체 경기가 세계적으로 하강하고 있는 것이 문제지만 중국과의 기술 격차가 급격히 좁혀지고 있는 게 위기를 더하는 요인"이라며 "조선, 자동차, 전기전자 등 주력품목들이 어려운 상황에서 반도체마저 꺾이면 우리나라 경제성장을 이끌 주력산업이 모두 위기에 놓이게 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지난달 전체 수출은 전년 동기 대비 4.5% 늘어난 519억2000만달러, 수입은 11.4% 증가한 467억8000만달러를 기록했다. 이에 따른 무역수지는 51억4000만달러 흑자를 기록해 82개월 연속 흑자 행진을 이어갔다. 수출액으로는 역대 3위 기록이자 사상 최초 7개월 연속(연간 8번째) 500억달러를 넘어섰다.
연중 500억달러 이상의 수출액을 기록한 달은 지난해에도 단 세 차례뿐이었고, 2015년과 2016년에는 전무했다. 산업부는 지난달 수출 증가 요인으로 △세계 제조업 경기 호조 △주요국 국내총생산(GDP) 증가세 유지 △주력제품 단가 상승 등을 꼽았다.
품목별로는 13대 주력품목 중 반도체, 일반기계, 석유화학, 석유제품, 선박 등 6개가 증가했다. 특히 13대 수출 주력품목 중 반도체와 일반기계에 이어 세 번째로 높은 비중을 차지하는 석유화학은 사상 최초 12개월 연속 40억달러를 초과했다.
그러나 내년이 문제다. 산업연구원은 최근 `2019년 경제·산업 전망` 보고서를 통해 내년 수출 증가율이 올해 6.4%에서 내년에는 3.7%로 줄 것이라고 전망하면서 반도체 영향을 주요 요인으로 꼽기도 했다.
산업연구원은 "반도체를 제외한 수출 규모는 지난해 4분기 이후 오히려 감소세"라며 "내년 반도체산업에서 수급 불균형이 완화되고, 수출단가가 하락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는 것도 향후 우리 수출에 다소 불안한 요인"이라고 전망했다.
[임성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