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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美수송기 떠나자…탈레반 축포 쏘며 독립선언

doll eye 2021. 8. 21. 14:27

바이든 "20년 주둔 끝"…2700조원 쓰고 도로 탈레반 天下

테러 위험에 철수 하루 앞당겨
공수부대 사단장 마지막 탑승

바이든, 외교실책 만회하려
동맹결속·대중압박 총공세
9월 쿼드정상회의가 변곡점

◆ 막내린 아프간戰 ◆

 

미군 철군이 완료된 31일(현지시간) 아프가니스탄 카불의 하미드카르자이국제공항 출국장 앞에서 탈레반 병사들이 경계를 서고있다. [AFP = 연합뉴스]

30일 밤 11시 59분(현지시간) 아프가니스탄 카불 하미드카르자이국제공항. 미국의 철수 시한(31일)보다 정확히 하루 앞당겨 미군의 마지막 C-17 수송기가 활주로를 따라 움직이기 시작했다. 탑승자는 공항에 있던 군수물자를 옮겨 싣고 첨단 장비를 폐기하던 병사들이다. 국무부 최고현장책임자인 로스 윌슨 아프간 주재 미국 대사대리도 주변을 정리하고 비행기에 올랐다. 국방부 최고위 인사이자 현장에서 대피작전을 총괄하던 크리스토퍼 도너휴 미국 육군 82공수사단장이 개인화기를 지니고 가장 늦게 탑승했다. 그는 30년간 야전을 누빈 '투스타(소장)' 백전노장이다. 민간인 탑승객은 없었다. 심각한 테러 위험 때문에 현지인들의 공항 진입이 차단돼서다. C-17 수송기가 전투기 5대의 호위를 받으면서 공항 상공을 서서히 벗어나기 시작했다. 미군이 20년 만에 완전히 아프간에서 떠나는 순간이다. 로이드 오스틴 미국 국방부 장관 등 군 수뇌부는 국방부 지하 작전본부에서 마지막 수송기가 아프간을 떠날 때까지 초조하게 지켜봤다.

 

31일(현지시간) 새벽에는 마지막 미국 수송기가 이륙한 직후 완전한 독립을 축하하는 탈레반의 축포가 발사됐다. [AFP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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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시간 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성명을 통해 "지난 20년 만에 아프간에서의 군사 주둔이 끝났다"며 아프간 전쟁 종식을 선언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아프간에서 위험한 철수작업을 마무리한 군 지휘관과 병사들에게 감사의 말을 전하고 싶다"며 "지난 17일간 12만명 이상 대피시킨 것은 그들의 엄청난 용기, 전문성, 결의 덕분"이라고 강조했다. 미국은 탈레반이 아프간을 기습 장악한 지난 14일 이후 총 12만3000명을 대피시켰다.

2001년 9·11 테러로 촉발된 아프간 전쟁이 20년 만에 마침표를 찍었다. 조지 W 부시 대통령이 시작해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 이어 바이든 대통령에 이르기까지 대통령 4명을 거치면서 전개된 미국 역사상 최장기 전쟁이었다.

미국은 9·11 테러 배후인 오사마 빈라덴과 알카에다 조직을 비호하던 탈레반 정권을 무너뜨리기 위해 동맹국들과 함께 2001년 10월 아프간을 공습했다. 대대적인 소탕작전으로 아프간에서 탈레반 정권을 몰아내고 친미 정부를 세웠지만 아프간 정부와 탈레반의 내전은 지속됐다. 미국은 철수 시기를 번번이 놓치다가 깊은 상처만 남기고 이번에 빠져나왔다.

 

30일 밤(현지시간) 아프가니스탄 카불의 하미드카르자이국제공항에서 현지 대피 작전을 지휘한 크리스토퍼 도너휴 미국 육군 82공수 사단장이 마지막으로 철군 수송기에 오르고 있다. [AFP = 연합뉴스]

미군이 아프간 대사관에서 헬기를 동원해 미국인들을 카불 공항으로 이동시키는 장면은 1975년 월남 철수의 '치욕'을 연상케 했다. 급진 무장조직인 '이슬람국가 호라산(IS-K)'의 카불 공항 주변 연쇄 테러로 인해 미군 13명을 포함해 200명이 생명을 잃었다. 철군 마지막까지 IS-K의 테러 시도와 미군의 보복 응징이 맞물려 카불 공항은 전쟁터 같았다. 미국인 100여 명을 비롯해 탈출을 희망하는 아프간인들은 공항 주변에 위태롭게 남겨졌다.

지난 20년간 아프간 전쟁에 투입된 미군 병사는 총 80만명에 이른다. 미군 희생자는 2461명이다. 이를 포함해 민간인, 아프간 정부군, 탈레반 등 사망자는 24만1000명에 달한다고 미국 브라운대 부설 왓슨연구소가 분석했다.

 



미국은 전쟁비용으로 2조2610억달러(약 2700조원)를 쏟아부었다. 이 중 850억달러(약 100조원)에 달하는 총기류, 군용차량, 블랙호크 공격헬기, 항공기 등 첨단장비는 탈레반 손에 고스란히 넘어갔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번 철군으로 리더십에 상처를 입었다. 일부 외신은 막대한 국방비를 투입하고도 탈레반의 재집권이라는 결과를 가져왔다며 '엄청난 실패'라고 평가했다.

바이든 행정부가 시선을 돌려 향후 미군 전략자산을 비롯해 모든 외교력을 인도·태평양 지역에 쏟아부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특히 9월 개최가 유력한 쿼드(미국·일본·인도·호주 등 4개국 협의체) 정상회의를 통해 대중국 압박 공세를 취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아프간 철군 과정에서 한국과 대만 등 태평양 동맹국들에 "미국의 이익을 위해서라면 대상국과 이해관계를 종료할 수 있다"는 위기감을 준 상황에서 바이든 대통령이 태평양 동맹들을 상대로 결속력을 다잡는 계기로 쿼드 정상회의를 활용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특히 오는 12월 9~10일 바이든 대통령이 처음으로 주재하는 '민주주의를 위한 정상회의'에 대만이 초대될 가능성이 흘러나오고 있어 바이든 행정부 출범 이후 미·중 간 가장 엄중한 긴장 관계가 형성될 것으로 보인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이번 회의 초청 대상에서 제외될 것으로 알려졌다.

[워싱턴 = 강계만 특파원 / 서울 = 이재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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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레반이 미국인들 구타"…미, 아프간 탈출에 헬기 동원(종합)

 

아프간 대피작전 곳곳 난관…카불 공항 한때 운항 중단
카타르공항 포화로 다른 환승지 확보 나서
바이든 "모든 미국인 집에 데려다줄 것"…델라웨어 자택행 일정도 취소

    • 입력 : 2021.08.21 10:29:33   수정 : 2021.08.21 11:5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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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일 아프간 카불 공항에서 탈출하려는 인파가 몰려든 가운데 미군 병사들이 총을 든 채 경계근무를 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여기를 누르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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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미국이 탈레반이 장악한 아프가니스탄에서 미국인 등의 대피 작전에 속도를 내지만 여전히 본궤도에는 오르지 못하고 있다.

      공항 안팎에서 대피를 희망하는 이들이 몰려 심각한 정체가 빚어졌고, 이 때문에 미군이 카불 공항에서 불과 200m 떨어진 건물에 있던 미국인들을 헬기를 동원해 공항으로 후송하기도 했다.

      미 국방장관은 아프간 현지에서 미국인들이 탈레반에게 구타를 당했다면서 탈레반에 "용인할 수 없다"고 경고했다.

      20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 등 미국 언론에 따르면 조 바이든 대통령은 백악관 연설에서 지난 14일 이후 1만3천 명이 대피를 마쳤다고 밝혔다. 전날 대피 인원은 3천명으로 미국이 당초 목표로 삼은 하루 5천~9천 명 수준에 크게 못 미친다.

      대피 작전을 돕기 위해 공항에 배치한 미군도 목표치인 6천명에 거의 도달했다. 대피 대상은 미국 시민권자, 아프간전 때 미국을 도운 아프간 현지인, 제3국인이다.

      공항 입구가 극심한 인파로 마비되자 미국은 군용 헬기 세 대를 동원해 169명의 미국인을 카불 공항 근처 호텔에서 공항으로 대피시켰다. 공항에서 불과 200m 떨어진 곳에서 미국인들이 공항에 진입하지 못해 헬기를 동원해 사람들을 옮겼다고 미 국방부는 밝혔다.

      카불의 하미드 카르자이 국제공항의 항공기 운항이 중단되는 일도 벌어졌다.

      중간 기착지인 카타르 공항이 포화 상태에 가까워지는 것과 맞물려 7시간가량 비행기가 이륙하지 못한 것이다. 카타르는 미국 특별이민비자를 신청한 아프간인을 8천 명까지 수용키로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미군 행크 테일러 소장은 카타르의 미군 기지로 옮겨진 아프간인들로 인해 현지 시설이 포화상태에 다다랐다면서 이후 상황이 정리돼 다시 수송기 운항이 재개됐다고 밝혔다고 AFP통신이 전했다.

      미 국무부는 유럽과 중동의 11개 국가가 아프간인을 포함해 대피 대상자들의 비행기 환승을 허용했거나 곧 허용키로 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하이코 마스 독일 외무장관은 독일의 람스타인 공군기지를 환승을 위해 임시적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미국과 합의했다고 전하기도 했다.

      또 알바니아, 코소보, 북마케도니아, 우간다도 아프간 현지인의 일시 수용을 제시했다고 CNN 방송은 전했다.

      아프간을 탈출하려는 미국인들이 탈레반 조직원들에게 구타를 당한 일도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미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에 따르면 로이드 오스틴 국방장관은 이날 하원의원들을 상대로 한 전화 브리핑에서 "미국인을 포함한 일부 사람들이 탈레반에게 괴롭힘을 당하고 심지어 구타를 당했다는 것도 알고 있다"면서 "용납될 수 없는 일이라는 것을 탈레반 지도자에게 분명히 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이런 경우를 제외하곤 미국인과 자격을 갖춘 아프간인들이 계속 (공항을) 통과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20일 아프간 카불 공항으로 가는 길에 극심한 정체가 빚어진 모습. [AFP=연합뉴스]▶ 여기를 누르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일간 뉴욕타임스는 "수천명이 공항 안에서 비행기를 기다리고, 공항 밖에도 수천명이 안으로 들어가려 하고 있다"며 "탈레반 점령 후 아프간에 발이 묶일 것을 우려하는 공포감이 아프간인 사이에 팽배해 있다"고 전했다.

      한편, 바이든 대통령은 백악관 연설에서 "우리는 집에 오길 원하는 어떤 미국인이라도 집에 데려다주겠다"며 대피 작업에 총력전을 벌이겠다는 의지를 재확인했다.

      또 미국인은 물론 미국을 지원한 모든 아프간인을 대피시키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밝혔다.

      네드 프라이스 국무부 대변인은 탈레반이 대피 목표일인 8월 31일 이후에도 아프간인이 자국을 떠나려 할 경우 그렇게 허용하겠다고 확약했다고 밝혔지만 상황을 낙관할 수만은 없다는 우려가 상당하다.

      탈레반이 아프간인의 공항 내부 진입을 차단하는 것은 물론 서방에 협력한 아프간인을 색출하는 데 혈안이 돼 있다는 보도까지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번 대피 작전이 미군에 위험을 수반하는 역사상 가장 어려운 공수작전 중 하나라면서 "나는 총사령관으로서 필요한 모든 자원을 동원할 것을 보장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우리 군대에 대한 어떤 공격이나 우리 작전에 관한 방해가 있을 경우 신속하고 강력한 대응에 직면할 것임을 탈레반에 분명히 했다"고 경고 목소리를 냈다.

      바이든 대통령은 마리오 드라기 이탈리아 총리와도 통화를 하고 다음 주 G7(주요 7개국) 회의에서 아프간 문제에 대한 공동의 접근법을 논의하기로 했다.

      백악관은 두 정상이 이날 통화에서 "카불에서 양국 군대와 시민사회 간 지속적이고 긴밀한 협력의 중요성"에 대해 논의했다고 전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금요일인 이날 델라웨어주 자택으로 가려던 계획을 취소하고 백악관에 머물렀다.

      카불의 국제기구들도 속속 대피하고 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세계은행은 카불 지사의 직원과 직계가족들을 최근 모두 파키스탄 수도 이슬라마바드로 대피시켰다.

      파키스탄항공은 특별 항공편을 통해 카불에서 이슬라마바드로 350명을 대피시켰는데, 여기에는 세계은행 직원·가족 등 국제기구 인력이 다수 포함됐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연합뉴스]


      19일 아프간을 떠나는 미군 수송기에 탑승한 아프간인들 [AFP=연합뉴스]▶ 여기를 누르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Copyrights ⓒ 연합뉴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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