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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소차

doll eye 2020. 10. 3. 10:47

니콜라 사기논란에 반사이익으로 뜨는 이 차

현대자동차 수소전기차(FCEV) 관심 집중
20여년 뚝심 투자 끝에 해외 수출 쾌거 이뤄
청정자연 스위스 이어 중동 산유국까지 진출
세계 최초 수소 승용차, 수소 대형트럭 양산
자동차 넘어 전 산업 분야에 수소 경제 확산

  • 박윤구 기자
  • 입력 : 2020.10.03 09:59:25 수정 : 2020.10.03 10:09: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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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자동차의 수소전기차 넥쏘 [사진 제공 = 현대자동차]

 

현대자동차의 수소전기차 넥쏘 [사진 제공 = 현대자동차]

미국 수소트럭 업체 니콜라를 둘러싼 의혹이 연일 터져나오면서 현대자동차의 수소전기자동차(FCEV) 경쟁력이 새롭게 주목받고 있다. 니콜라에 대규모 지분 투자를 단행해 곤혹을 겪고 있는 GM과 달리 현대차는 크로아티아 고성능 전기차 업체 리막, 스위스 수소 솔루션 전문기업 H2에너지 등과의 협업을 통해 글로벌 수소차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현대차는 올 들어 청정자연의 스위스와 중동 산유국 사우디아라비아에 수소차를 잇달아 수출하며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력을 입증했다. 지난 4월 글로벌 자동차 업계 최초로 수소전기트럭 양산 체계를 구축하고 7월 대형 수소트럭 `엑시언트`를 스위스에 수출하며 유럽 친환경 상용차 시장에 진출했다. 9월 말에는 수소전기차 `넥쏘`와 수소전기버스 `일렉시티 FCEV`를 사우디아라비아에 수출하며 중동 지역에 처음으로 수소차를 수출하는 쾌거를 이뤘다. 앞으로 현대차는 독일과 네덜란드, 오스트리아, 노르웨이 등에도 수소 트럭을 선보이고 오는 2022년에는 수소 트랙터 상용화(미국), 중형 수소트럭 생산(중국) 등을 진행할 계획이다.

 

현대자동차의 수소전기차 넥쏘 [사진 제공 = 현대자동차]

 

현대자동차의 수소전기차 넥쏘 [사진 제공 = 현대자동차]

수소차가 궁극의 친환경차로 불리고 있지만 개발 역사는 50여년에 불과하다. 미국 GM은 1966년부터 수소연료 기술을 활용한 자동차 개발을 시작했지만 2009년 파산 이후 전기차로 선회했다. 독일 다임러 그룹은 1975년 수소 미니버스, 1994년 수소차 네카를 잇달아 선보였지만 올 들어 수소 승용차 사업에서 손을 뗐다. 르노-닛산과 BMW 그룹 또한 수소차 대신 전기차에 개발 역량을 집중하면서 현재 전세계에서 수소차를 양산하는 업체는 현대차와 도요타자동차, 혼다자동차 등 세 곳뿐이다.

1990년대 후반 뒤늦게 수소차 시장에 뛰어든 현대차가 지금에 이르기까지는 최고경영진의 뚝심 있는 투자가 큰 역할을 했다. 현대차의 수소차 개발은 1998년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의 지시로 극비리에 진행됐다. 당시 정 회장이 연구개발팀을 직접 찾아 `100대를 실패해도 된다. 원하는 기술을 모두 적용해보라`고 말했던 일화는 지금까지 직원들 사이에서 회자되고 있다.

 

현대자동차가 지난 9월 중순 스위스 수소저장 기술업체 GRZ 테크놀로지스와 유럽 에너지솔루션 스타트업에 수출한 수소연료전지 시스템 [사진 제공 = 현대자동차]

정 회장의 전폭적인 지원에 힘입어 현대차는 2000년 6월 미국 캘리포니아 연료전지 시범 사업에 참여해 같은해 11월 싼타페를 모델로 한 첫 수소차를 선보였다. 뒤이어 350기압 압축 수소탱크와 700기압 압축 수소탱크를 개발했고, 2008년에는 자체개발한 투싼 수소차로 미국 대륙 동서 횡단에 성공했다. 2013년에는 세계 최초로 수소차(투싼 ix 퓨얼셀) 양산체계를 구축했고 2018년에는 양산 수소차 중 최장 주행거리(609km)를 자랑하는 넥쏘를 출시했다. 20여년의 투자 끝에 현대차는 99%에 달하는 수소차 부품 국산화율과 독보적인 연료전지 기술을 완성했다.

출시 첫해 966대가 팔린 넥쏘는 지난해 전세계에서 4987대가 판매되면서 현대차를 수소차 시장 업계 1위로 올려놨다. 올 들어서도 코로나19 확산 여파에도 불구하고 넥쏘는 상반기에만 3292대가 판매됐다. 현대차는 넥쏘를 비롯한 수소차의 연간 생산량을 올해 1만1000여대에서 2022년 4만대, 2025년 13만대, 2030년 50만대 수준까지 끌어올릴 계획이다.

 

현대자동차가 지난 7월 세계 최초로 양산한 수소전기트럭 `엑시언트` 10대를 스위스로 수출했다. 엑시언트가 현대글로비스 슈페리어호에 선적되고 있다. [사진 제공 = 현대자동차]

 

현대자동차가 지난 7월 세계 최초로 양산한 수소전기트럭 `엑시언트` 10대를 스위스로 수출했다. 엑시언트가 현대글로비스 슈페리어호로의 선적을 기다리고 있다. [사진 제공 = 현대자동차]

아울러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이 경영 전면에 나서면서 현대차는 수소차 인프라를 확대하는 동시에 수소 에너지 경제를 전 산업 분야로 확장시키고 있다. 지난해 3월 산업용 가스회사 에어리퀴드와 수소 충전 설비회사 넬 등 5개사와 수소 상용차 충전 부품 개발을 위한 글로벌 컨소시엄을 구성했고 같은해 9월 미국 커민스사와 북미 상용차 시장 수소연료전지시스템 공급 협약을 체결했다. 올해 9월에는 스위스 수소저장 기술업체인 GRZ 테크놀로지스와 유럽 에너지 솔루션 스타트업에 수소연료전지 시스템을 수출하며 비(非) 자동차 부문으로 수소 사업 영역을 넓혔다.

정 수석부회장은 지난 7월 열린 `한국판 뉴딜 국민보고대회`에서 "연료전지시스템은 선박이나 열차, 도심형 항공기, 빌딩, 발전소 등 일상의 모든 영역과 군사용으로도 활용이 가능하다"며 "수소를 이용한 전기 생산은 미래 친환경 에너지 솔루션이자 미래 핵심 산업으로 성장할 것"이라며 수소 사업 분야에 대한 추가 투자 의지를 밝혔다.

 

현대자동차 전주공장 직원들이 스위스로 수출되는 수소전기트럭 엑시언트의 출고를 앞두고 차량을 점검하고 있다. [사진 제공 = 현대자동차]

[박윤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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