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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랜시스 베이컨 --다음백과사전

doll eye 2019. 3. 30. 15:32

종교화의 양식인 삼면화와 유럽의 고전 회화를 재해석해 인간의 모습을 기괴하게 뒤틀린 형상으로 묘사한 그림이 특징이다. 원초적인 감정을 적나라하게 보여 줌으로써 현대 인간의 폭력성, 불안감, 공포 등을 표현했다. 그의 그림에 등장하는 인물은 추상적인 모습을 띠며 유리나 철제 구조물 안에 갇혀 있는 형태로 묘사된다. 그는 대상을 혐오스럽게 묘사하여 활동 초기에 큰 논란을 일으켰지만, 세계 대전 이후 피폐해진 인간성을 효과적으로 묘사했다는 평가를 받으며 영국 현대 미술을 대표하는 작가가 되었다.

1909년 아일랜드의 수도 더블린에서 태어났다. 아버지는 제1차 세계 대전에 참전한 군인으로 전쟁의 후유증으로 폭력적인 성향을 보였다. 어린 시절 베이컨은 아버지의 영향으로 인해 폭력에 대한 불안에 시달렸다. 열여섯 살 때 동성애자임이 알려지자 아버지는 집에서 그를 쫓아냈고, 학교도 그만두게 했다. 그 이후로 베이컨은 정규 교육을 받지 않았다. 처음에는 런던과 베를린, 파리 등을 떠돌며 지냈다. 베이컨은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집으로 돌아가지 않고 동성애에 대한 자신의 신념을 지켰다. 그의 작품에서 느껴지는 폭력 혹은 고립감은 어린 시절의 경험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1920년대 후반 런던에 정착했고, 인테리어 설계, 가구 디자인을 하며 지냈다. 이때 알게 된 호주 출신의 무명 화가 로이 드 메스트르는 베이컨의 재능을 알아보고, 작품 활동을 하도록 권유했고, 피카소를 비롯한 초현실주의 화가들의 작품을 공부하는 데 도움을 주었다.

1933년에 베이컨은 신체의 왜곡된 표현, 고통, 두려움 등을 표현한 〈십자가 발치에 있는 인물〉을 선보였다. 베이컨은 이미 자신만의 스타일을 구축하고 있었지만 미술계는 그의 작품에 관심을 갖지 않았다. 낙담한 베이컨은 그림에 흥미를 잃었고 제2차 세계 대전으로 작품 활동이 어려워지면서 1944년까지 거의 활동하지 않았다. 1943년에는 스스로 대부분의 작품을 파괴해 버려서 현재 1944년 이전에 그린 작품 중 남아 있는 작품은 15점 밖에 되지 않는다. 천식을 앓고 있어 후방에서 근무했던 베이컨은 전생의 참상에서 느낀 공포감과 고통을 작품으로 표현하고자 하는 욕구로 인해 다시 작품 활동을 시작하게 된다. 1945년 전시회에서 〈십자가 발치에 있는 인물에 관한 삼부작 습작〉을 선보였다. 기다란 목, 튀어나온 입, 공포감과 고통에 사로잡힌 뒤틀린 몸을 본 사람들은 그 노골적인 표현에 경악했지만, 세계 대전 이후 파괴된 인간성과 전쟁에 대한 공포 등을 예리하게 묘사했다는 평가를 받으면서 주목을 끌었다.

이후 여러 전시회에서 연달아 호평을 받았고 1949년에 처음으로 개인전을 열 수 있었다. 여기서 베이컨은 두 가지 중요한 테마를 선보였다. 첫 번째는 ‘머리’시리즈로 머리를 관통당한 사진에서 영감을 받아 만든 작품이다. 베이컨은 기존에 표현했던 공포심을 발전시켜 밀실 공포증을 표현했다.

두 번째는 고전을 현대적이고 자신만의 스타일로 해석한 것이다. 스페인의 궁정 화가로 활약한 벨라스케스의 작품을 재해석해서 위엄 있고 기품 있는 교황의 모습 대신 인간적 고뇌로 가득 찬 교황으로 묘사했다. 이후 고전의 재해석은 베이컨의 주요 테마가 되었으며, 〈이노센트 10세 습작〉도 그중 하나이다.

1940년대 후반 런던의 ‘더 콜로니 클럽’이라는 영국 화가들의 사교 모임에 나가면서 루치안 프로이트, 프랑크 아우어바흐, 패트릭 스위프트, 마이클 앤드류스 등의 화가들과 교류하며 지냈다. 베이컨은 주변 사람들에게서 영감을 받고 그들의 초상화를 즐겨 그렸다. 〈루치안 프로이트 초상 습작 삼부작〉도 그 중 하나이다. 그는 말년까지 주변 사람들을 모티브로 초상화를 즐겨 그렸다.

1964년 이전까지 베이컨은 주관이 뚜렷한 나이든 화가들과 교류하면서 강렬한 느낌의 작품을 그렸는데, 조지 다이어를 만나면서 작품의 성격이 변하게 된다. 조지 다이어는 베이컨의 동성 애인이었다. 조지 다이어는 베이컨의 집에 물건을 훔치러 들어갔다가 베이컨을 만나게 됐고 이후 둘은 사랑하는 사이가 됐다.

당시 쉰네 살이던 베이컨은 다이어의 섬세한 성격과 스물아홉 살의 다이어에게서 느껴지는 활력에 영감을 받아 작품을 그렸다. 〈조지 다이어의 초상〉를 보면 뒤틀린 형상은 이전 작품들에서도 보이는 요소이지만, 육체적인 면을 강조하고, 전체적인 붉은 톤으로 온화한 분위기를 풍긴다는 점에서 다르다. 1971년 자살로 생을 마감한 다이어는 죽은 이후에까지 베이컨의 작품 세계에 큰 영향을 주었다.

1971년 다이어가 죽은 후 베이컨은 큰 충격을 받았다. 1973년 영국 현대 화가로는 최초로 뉴욕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에서 전시회를 개최할 정도로 성공했으나, 1977년까지 다이어의 죽음에 대한 죄책감으로 살았다. 다이어가 죽은 뒤 그의 사진을 보고 그린 초상화들은 《세상에서 가장 비싼 그림 100》에 실린 〈삼부작〉과 같이 전체적으로 우울하고 고통스러운 느낌을 준다. 1974년 술집 매니저였던 존 에드워즈를 만나면서 조금씩 마음의 안정을 찾았다. 〈존 에드워즈 초상 습작 삼부작〉에서 보이듯이 어두운 색을 사용하는 대신 밝은 톤으로 따스한 느낌의 작품을 그렸다. 이런 변화는 그가 죽을 때까지 계속되었다. 1992년 마드리드에서 여든한 살의 나이로 사망할 때까지 공식적인 활동을 자제하고 작품 활동에 전념했다.

베이컨의 작품에는 아버지로부터 느낀 폭력성, 동성애자라는 이유만으로 겪었던 핍박과 전쟁의 과정에서 본 인간의 야만성, 현대인의 공포와 혼란 등의 다양한 감정이 내포되어 있다. 그는 동물의 사체를 조각내서 유리 상장에 넣고 전시하는 그로테스크한 작품을 선보인 데이미언 허스트와 같은 현대 화가들에게 큰 영향을 주었다.

세상에서 가장 비싼 그림 100위 순위권 내 작품(2014년 기준)

• 3위. 〈루치안 프로이트 초상 습작 삼부작〉
• 17위. 〈삼부작〉
• 20위. 〈존 에드워즈 초상 습작 삼부작〉
• 40위. 〈말하고 있는 조지 다이어의 초상〉
• 57위. 〈이노센트 10세 습작〉
• 58위. 〈삼부작〉
• 73위. 〈투우 습작 1번 두 번째 버전〉
• 77위. 〈거울에 비친 글 쓰는 형상〉
• 85위. 〈자화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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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규현 집필자 소개

미술에 대한 전문적 지식과 미술 시장에 대한 현장 경험을 동시에 갖춘 미술 전문가. 《조선일보》 미술 담당 기자를 거쳐 아트 마케팅 회사인 이앤아트를 설립하여 미술 전시 기획과 홍보, 아트 마케..펼쳐보기

출처

세상에서 가장 비싼 그림
세상에서 가장 비싼 그림 | 저자이규현 | cp명알프레드 도서 소개

미술품 거래 역사상 가장 비싼 그림들을 정리하고 각 작품의 예술사적 가치와 비싸게 거래된 이유들을 소개한다. 등장하는 예술가들의 삶과 작품 세계를 소개한 내용과 각 작..펼쳐보기

전체목차
1. 세상에서 가장 비싼 그림 1위부터 100위까지! (2014년 기준) 1위. 폴 세잔, 〈카드놀이 하는 사람들〉2위. 파블로 피카소, 〈꿈〉3위. 프랜시스 베이컨, 〈루치안 프로이트 초상 습작 삼부작〉4위. 잭슨 폴록, 〈넘버 5〉5위. 윌렘 드 쿠닝, 〈여인 3〉6위. 구스타프 클림트, 〈아델레 블로흐-바우어의 초상 I〉7위. 에드바르 뭉크, 〈절규〉8위. 재스퍼 존스, 〈깃발〉9위. 파블로 피카소, 〈누드와 푸른 잎사귀와 흉상〉10위. 앤디 워홀, 〈실버 카 크래시(이중 참사)〉11위. 파블로 피카소, 〈파이프를 든 소년〉12위. 알베르토 자코메티, 〈걷는 남자 I〉13위. 앤디 워홀, 〈여덟 개의 엘비스〉14위. 파블로 피카소, 〈고양이와 있는 도라 마르〉15위. 구스타프 클림트, 〈아델레 블로흐-바우어의 초상 II〉16위. 마크 로스코, 〈오렌지, 레드, 옐로〉17위. 프랜시스 베이컨, 〈삼부작〉18위. 바넷 뉴먼, 〈블랙 파이어 I〉19위. 빈센트 반 고흐, 〈가셰 의사의 초상〉20위. 프랜시스 베이컨, 〈존 에드워즈 초상 습작 삼부작〉21위. 클로드 모네, 〈수련 연못〉22위. 재스퍼 존스, 〈부정 출발〉23위. 앤디 워홀, 〈청록색 매릴린〉24위. 파블로 피카소, 〈비둘기를 안고 있는 아이〉25위. 티치아노 베첼리오, 〈디아나와 악타이온〉26위. 피에르 오귀스트 르누아르, 〈물랭 드 라 갈레트〉27위. 페테르 파울 루벤스, 〈유아 대학살〉28위. 마크 로스코, 〈넘버 1(로열 레드와 블루)〉29위. 마크 로스코, 〈화이트 센터〉30위. 앤디 워홀, 〈그린 카 크래시(녹색의 불타는 자동차 I)〉31위. 한스 홀바인, 〈다름슈타트의 성모(마이어 가족과 함께 있는 성모)〉32위. 빈센트 반 고흐, 〈턱수염이 없는 자화상〉33위. 티치아노 베첼리오, 〈디아나와 칼리스토〉34위. 티치아노 베첼리오, 〈알폰소 다발로스 후작의 초상〉35위. 치바이스, 〈송백고립도 전서사언련〉36위. 아메데오 모딜리아니, 〈침대 의자에 앉아 있는 누드(아름다운 로마의 여인)〉37위. 토머스 에이킨스, 〈그로스 박사의 임상 수업〉38위. 마크 로스코, 〈무제〉39위. 왕몽, 〈치천이거도〉40위. 프랜시스 베이컨, 〈말하고 있는 조지 다이어의 초상〉41위. 윌렘 드 쿠닝, 〈가제트 형사〉42위. 앤디 워홀, 〈그녀의 남자들〉43위. 앤디 워홀, 〈인종 폭동〉44위. 클리퍼드 스틸, 〈1949-A-넘버 1(PH-89)〉45위. 폴 세잔, 〈커튼, 주전자, 그리고 과일 그릇〉46위. 카지미르 말레비치, 〈절대주의 구성 회화〉47위. 제프 쿤스, 〈풍선 개(오렌지색)〉48위. 잭슨 폴록, 〈넘버 19〉49위. 빈센트 반 고흐, 〈조제프 룰랭의 초상〉50위. 앤디 워홀, 〈코카콜라(3)〉51위. 빈센트 반 고흐, 〈사이프러스가 있는 밀밭〉52위. 로이 리히텐슈타인, 〈꽃 모자를 쓴 여인〉53위. 파블로 피카소, 〈팔짱을 끼고 있는 여인〉54위. 빈센트 반 고흐, 〈붓꽃〉55위. 알베르토 자코메티, 〈크고 좁은 두상〉56위. 아메데오 모딜리아니, 〈두상〉57위. 프랜시스 베이컨, 〈이노센트 10세 습작〉58위. 프랜시스 베이컨, 〈삼부작〉59위. 파블로 피카소, 〈피에레트의 결혼〉60위. 파블로 피카소, 〈앙헬 페르난데스 데 소토의 초상〉61위. 마크 로스코, 〈넘버 15〉62위. 파블로 피카소, 〈정원에 앉아 있는 젊은 여인〉63위. 장-미셸 바스키아, 〈더스트헤즈〉64위. 앙리 마티스, 〈후면 누드 4〉65위. 라파엘로 산치오, 〈젊은 사도의 두상〉66위. 파블로 피카소, 〈요, 피카소〉67위. 빈센트 반 고흐, 〈밀밭을 배경으로 하고 있는 촌부〉68위. 렘브란트 하르먼스 판 레인, 〈양손을 허리에 대고 있는 남자〉69위. 라파엘로 산치오, 〈뮤즈〉70위. 마크 로스코, 〈넘버 11〉71위. 리커란, 〈만산홍편〉72위. 앙리 마티스, 〈뻐꾸기, 푸른색과 분홍색의 카펫〉73위. 프랜시스 베이컨, 〈투우 습작 1번 두 번째 버전〉74위. 조지프 말러드 윌리엄 터너, 〈근대 로마:캄포 바치노〉75위. 파블로 피카소, 〈검은 팔걸이의자에 누워 있는 누드〉76위. 로이 리히텐슈타인, 〈잠자는 여인〉77위. 프랜시스 베이컨, 〈거울에 비친 글 쓰는 형상〉78위. 파블로 피카소, 〈창가에 앉아 있는 여인〉79위. 바넷 뉴먼, 〈원먼트 6〉80위. 앤디 워홀, 〈1달러 지폐 200장〉81위. 클로드 모네, 〈수련〉82위. 앤디 워홀, 〈자유의 여신상〉83위. 로이 리히텐슈타인, 〈방이 다 보이는데!···아무도 없어!〉84위. 프란체스코 과르디, 〈베네치아:카르본 거리에서 북쪽으로 바라본 리알토 다리〉85위. 프랜시스 베이컨, 〈자화상〉86위. 로이 리히텐슈타인, 〈아···알았어···〉87위. 구스타프 클림트, 〈카소네의 교회(사이프러스가 있는 풍경)〉88위. 쉬베이훙, 〈세상이 평화로워 농사가 즐겁다〉89위. 아메데오 모딜리아니, 〈모자를 쓴 잔 에뷔테른〉90위. 폴 세잔, 〈사과〉91위. 파블로 피카소, 〈튤립이 있는 정물화〉92위. 클로드 모네, 〈아르장퇴유의 철도교〉93위. 앤디 워홀, 〈흰색 매릴린〉94위. 파블로 피카소, 〈라팽 아질에서〉95위. 파블로 피카소, 〈책 읽는 여인〉96위. 빈센트 반 고흐, 〈꽃병에 꽂힌 해바라기 열다섯 송이〉97위. 에드워드 호퍼, 〈위호켄의 동풍〉98위. 구스타프 클림트, 〈아테제 호숫가의 리츨베르크〉99위. 잭슨 폴록, 〈넘버 4〉100위. 프란츠 클라인, 〈무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