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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경

doll eye 2015. 10. 22. 18:45



세계지식포럼 올해도 강렬한 10대 키워드 남겼다

‘개혁은 지옥같은 싸움’ ‘인구절벽은 실존의 위기’ 등 이슈 던져

노원명 기자입력 : 2015.10.23 14:5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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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시대정신을 찾아서’를 주제로 사흘간 열렸던 제16회 세계지식포럼이 22일 막을 내렸다.

토니 블레어 전 영국 총리, 티모시 가이트너 전 미국 재무장관, 폴 케네디 예일대 교수를 비롯한 세계적 리더와 석학들이 포럼기간동안 쏟아냈던 새로운 시대정신을 위한 해법을 10대 메시지로 정리했다.

1. 개혁은 지옥같은 싸움

“개혁은 박수를 받으며 시작하지만 추진에 들어가면 지옥같은 싸움이 시작된다.”

토니 블레어 전 영국 총리는 기조연설을 통해 한국의 구조개혁에 대한 시사점을 남겼다. 처음 개혁을 추진하겠다는 뜻을 밝히면 많은 사람들이 지지하지만, 막상 각론으로 들어가 개혁이 구체화되면 이익집단들의 거센 저항에 직면할 수 밖에 없다는 것. 이같은 저항 속에서도 개혁은 묵묵히 추진해야 한다는 것이 그가 밝힌 메시지의 핵심이다. 그는 특히 “변화는 막을 수 없다”고 단언했다. 인기영합주의(포퓰리즘)에 변화를 거부하는 움직임이 있을 수 있지만, 결국에는 변화를 해야만 하는 상황이 다가올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그는 “변화에 저항하는 것은 인기에 도움이 될 수 있지만 언젠가는 변화를 받아들일 수 밖에 없다. 변화를 막는 것은 결국 시간을 놓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2. 인구절벽, 우리 공동체 실존 위기

인류공동체가 직면한 가장 시급한 과제가 낮은 출산율로 인한 인구절벽의 도래다. 세계적 인구학자 해리 덴트는 이를 해결하기 위해선 강력한 출산장려 및 은퇴연령 연장, 노인근로장려, 이민자 포용정책 등을 제안했다. 그는 특히 한국에 대해 “2018년 인구절벽을 경험할 마지막 선진국”이라고 예측했다. 이미 인구절벽을 맞이해 GDP 성장율 0%대에 진입했거나 진입을 앞둔 일본이나 독일의 전철을 밟지 않으려면 작년 기준으로 1.21명에 불과한 합계출산율을 끌어올리는 작업을 지금부터 시작해야 하고, 고령화로 줄어드는 소비 진작을 위해 은퇴 연령을 높이고 노인이 일할 수 있는 국가를 미리 준비해야 한다는 것. 덴트는 또 “한국이 가장 많은 교역을 하고 있는 중국의 거품이 터지면 가장 큰 영향을 받을 나라는 한국”이라며 과도한 중국 의존도를 경고했다.

3. 세계 경제 좌우할 중국경제의 향방

이제 중국이 기침을 하면 세계 경제가 감기에 걸리는 시대가 됐다. 3%대 초반에 불과한 글로벌 성장률을 끌어올리고 또 한번의 위기를 피하려면 중국의 견조한 성장세가 뒷받침돼야 하는 상황이다. 전문가들의 시각은 크게 엇갈렸다. 누리엘 루비니 뉴욕대 교수는 “중국은 경착륙도 아니고 연착륙도 아닌 난착륙(Bumpy Landing)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 성장률이 올해 6.5%, 내년 6% 등에 이어 2020년에도 5% 성장을 유지하면서 점진적으로 둔화되는 양상을 보일 것이란 얘기다. 루비니 교수는 그러나 대중 무역의존도가 큰 한국 등 신흥국가들에게 미국 금리인상보다 중국의 난착륙이 훨씬 큰 위험요소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에스워 프라사드 코넬대 교수도 “향후 1~2년은 성장률이 7% 아래로 내려가진 않을 것”이라며 낙관론을 폈다. 반면 인구학자 헤리 덴트는 중국을 향해 “세계 최대의 버블 국가”라며 “버블을 더 키우지 말고 조기에 터뜨리는 게 낫다”고 말했다.

4. 소유 대신 ‘공유’하는 시대

집과 차는 물론 지식까지 공유하는 공유경제의 시대가 본격화 되고 있다. 2008년 로렌스 레식 하버드대 교수가 제시한 ‘공유경제’ 개념이 세상을 바꾸고 있다. 에어비앤비로 호텔 대신 ‘남의 집’에서 숙박을 해결하고 카쉐어링으로 차를 사지 않고도 필요할 때마다 편리하게 이용한다. 미국에서는 교사들이 교수법을 공유하는 사이트도 등장했다. 공유를 경험한 사람들은 빠르게 소유의 의미를 내던지고 공유의 커뮤니티로 들어가고 있다. 프랑스·포르투갈 등의 국가에서는 이미 기존의 제도와 규정마저도 공유경제에 맞게 변화하고 있다. 네이선 블레차르지크 에어비앤비 공동창업자“사람들은 더 이상 소유에 의미를 두지 않고 공유를 통해 접근성을 높이려 하고 있다”며 “공유경제의 시대에는 신용(Credit)이 아닌 평판(Reputation)이 자산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5. 행복찾기 열풍

‘미움받을 용기’의 저자인 기시미 이치로 씨와 고가 후미타케 씨는 이 시대의 행복을 위해서는 미움받을 용기를 갖고 사람들 속으로 들어가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 어느 시대보다도 일생동안 만나는 사람들의 숫자가 방대해져 대인관계로 고민하는 사람들 또한 많아졌지만 행복을 느끼기 위해서는 반드시 사람과의 관계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기시미 씨는 한국에서는 ‘부모가 바라는 나’와 ‘내가 원하는 나’의 모습이 달라 고민하는 젊은 청년들이 많다는 것에 놀랐다고 말했다. 그는 “자신의 결심이나 결정으로 부모와 마찰을 빚더라도 자신의 인생을 살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이 지불해야 하는 대가”라고 말했다. 미국 하버드대에서 행복 열풍을 일으킨 탈 벤 샤하르 심리학과 교수는 “사소하고 당연한 것처럼 보이던 사람과 주변환경이 사라지기 전에 소중함을 깨닫고 감사한 마음을 가져야 한다”는 행복론을 펼쳤다.

6. 슈퍼차이나 등장과 G2패권

G2(미국, 중국)는 과연 협력할 수 있을까. 슈퍼차이나가 등장으로 미국 중심의 국제 사회 질서가 흔들릴 조짐이 보이고 있다. 미국은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앞세워 아시아 지역의 경제 패권까지 장악하려 하고 있다. 중국은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으로 국제금융 시장을 주도하겠다는 태세다. 유럽, 아시아 그리고 아프리카까지 연결하는 일대일로를 통해서 중국식 제국주의의 욕망도 드러내고 있다. 티에리 몽브리알 프랑스 국제관계연구소장은 “미국과 중국이 똑똑하다면 서로 주도하는 AIIB와 TPP에 상호 가입해서 협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처럼 결국에는 양국이 협력해 나갈것이라는 전망이 대세지만 주도권 싸움이 관건이다. 후안강 칭화대 교수는 “미국이 욕심을 버릴 수 있다면 언제든지 협력할 수 있다”고 말하고 크리스토퍼 힐 전 미국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차관보는 중국이 슈퍼차이나로 거듭나고 있지만 국제 사회의 리더 자질이 없다고 반격했다.

7. 전통 산업을 변화시키는 사물인터넷(IoT)

사물을 연결하는 사물인터넷(IoT)이 발달하면서 전통 산업들이 새롭게 개조되고 있다. 마티유 판 빌선 IBM 아태지역 총괄 대표는 “예전에 IT 기술은 전통 산업 군에서는 후방 지원만을 했었다”며“이제는 IT 기술 발전이 전통 산업의 구조 자체를 뒤흔들고 있다”고 밝혔다. 자동차 산업이 대표적이다. 미래의 자동차는 모든 자동차가 인터넷으로 연결된다. 운전자들에게 교통체증 지역, 사고 지역, 날씨정보를 실시간으로 전달해준다. 개개인의 운전패턴까지 분석해서 각 운전자별로 맞춤형 자동차 보험까지 추천해준다. 모건스탠리는 자동차를 연결하는 사물인터넷이 실현되면 연료절감, 생산성 증가, 자동차 사고 최소화등을 통해 총 1조 3000억 달러(약 1480조원)의 비용을 절감할 수 있을 것이라고 추정했다. 스마트폰 하나로 집안에 있는 모든 가전 기기를 통제 할 수 있는 스마트홈 서비스도 가전 산업의 변화를 이끌고 있다.

8. 아베노믹스 논쟁

아베노믹스에 대해 경제전문가들은 절반의 성공이자 실패라고 평가했다. 하마다 고이치 예열대 명예교수는 “2012년 말부터 시작된 아베노믹스 이후 일자리도 늘어나고 물가도 점차 오르고 있다”고 말했다. 리처드 쿠 노무라증권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지금 아베노믹스가 시작됐으니 최소 10년은 더 기다린 뒤에 평가를 내려야 한다”고 유보했다. 반면 대니 라이프치거 조지워싱턴대 국제경영학 교수는 “일본이 미국이나 유럽보다 강력한 양적완화를 했지만 투자는 전혀 늘지 않고 있다”며 “창업과 혁신이 일어나기에는 기존 산업의 진입 장벽이 높고 여성 인구의 경제활동 참가율이 낮아 장기적 전망이 어둡다”고 실패로 규정했다. 윌리엄 페섹 경제 칼럼니스트도 “아베노믹스는 통화완화라는 20세기 부양책에 기대는 낡은 정책”이라며 “한국과 중국 등 주변국이 일본을 빠르게 추격하는 상황에서 오히려 일본의 경쟁력은 제자리에 있다”고 평가절하했다.

9. 경제통합 추구하는 원아시아

“경제통합 수혜에 대한 요구가 아시아 국가들간 통합을 의미하는 ‘원아시아(One Asia)’를 이끌 것이다” 아세안 주요 언론사 편집장은 역사, 문화, 언어 등 통합의 걸림돌이 있지만 경제 통합에 따른 이득을 서로 공유할 수 있기 때문에 ‘원아시아’는 점진적으로 진행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필리핀 마닐라불리틴의 이사벨 드 레온 편집장은 “필리핀은 남중국해 영유권을 놓고 중국과 외교적으로 분쟁을 벌이고 있지만 경제적으로 보면 막대한 필리핀 투자자인 중국과 협력을 강화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태국 방콕포스트의 우메시 판데이 아시아 포커스 편집장은 “치앙마이 이니셔티브(아세안과 한국·중국·일본 3국이 외환위기 발생을 방지하기 위해 체결한 통화교환협정) 등 아시아 국가들간 협력은 그동안 진행돼 왔다”고 전했다. 캄보디아 프놈펜포스트의 채드 윌리엄스 편집국장은 “올해말 출범하는 아세안경제공동체(AEC)가 ‘바로미터’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10. 디지털 시대 번영은 공유와 협업

번영을 가져오는건 기술이 아니라 사람이다. 미래는 예측대상이 아니라 우리가 달성해야 할 대상이다.

미래는 우리가 원하는 대로, 노력하는 대로 만들어진다. 돈 탭스콧 탭스콧 그룹 CEO는 디지털 시대 번영을 위해서 인류는 네트워크를 통해 단순히 정보를 주고받는게 아니라 가치를 주고받아야 하며 궁극적으로는 의식을 공유할 수 있는 세계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기술이 안전과 개인정보를 보호하지는 않는다”며 디지털시대에 맞는 ‘새로운 사회적 계약’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나아가 “기술 진보로 우리가 해야하는 일의 양이 줄어든다면 그 일은 골고루 공유해야지 독점돼선 안된다”며 ‘신 사회계약’에 부의 편중성을 막는 방법이 제시돼야한다고 덧붙였다.

[전병득 기자 / 송성훈 기자]




제16회 세계지식포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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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설명 한국의 시대정신이란…

폴 케네디 예일대 교수가 21일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세계지식포럼 '새로운 시대정신을 찾아서(Mapping the Zeitgeist)' 주제 세션에서 강연하고 있다. 그는 미국과 중국 G2 사이에서 갈등하는 한국이 택해야 할 역할모델로 주변 강대국 틈바구니에서 강소국으로 살아남은 네덜란드를 지목했다. [김재훈 기자]

"미국과 중국 2대 강대국(G2)에 낀 한국은 강소국 네덜란드를 본받아 유연하고 적응력 강한(flexible and adaptive) 장점을 반드시 살려야 한다."

전 세계적인 베스트셀러 '강대국의 흥망(Rise and Fall of Great Powers)'으로 유명한 세계적 석학 폴 케네디 예일대 교수는 21일 서울 장충동 장충체육관·신라호텔에서 '새로운 시대정신을 찾아서(Mapping the Zeitgeist)'를 주제로 열린 제16회 세계지식포럼 이틀째 세션에서 이같이 조언했다.

미국과 중국 등 강대국들 사이에 낀 한국의 지정학적 숙명을 고려할 때 네덜란드가 개방성과 국제화를 무기로 중진국에서 강소국으로 약진한 것이 롤모델이 될 수 있다는 의미다.

네덜란드는 16~17세기 신·구교 대립의 시대에 영국과 프랑스, 독일 같은 강대국 틈바구니에서 종교·사회적 관용과 개방 정책으로 유럽의 인재와 자본가를 끌어들여 해상무역제국으로 성장한 나라다. 케네디 교수는 해양전문가답게 "네덜란드는 유럽 강국들에 둘러싸여 있어 정치·경제적으로 한국과 유사한데 위기 상황에서 섬세하고 똘똘하게(sophiscated and smart) 처신을 잘해왔다"며 "교육 수준이 높고 경제성장률이 높다는 점도 한국과 비견된다"고 설명했다.

케네디 교수는 "한국은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이미 50년 이상 잘 지내왔고, 북한이 여전히 큰 두통거리이긴 하지만 이미 익숙해졌다"며 "오히려 이런 상황에 맞춰 한국은 유연하게 적응하는 능력을 키웠으니 이런 경험을 잘 활용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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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설명21일 세계지식포럼에서 폴 케네디 예일대 교수가 새로운 시대정신의 의미에 대해 강연하고 있다. [김호영 기자]

케네디 교수는 아시아 국가들이 중국 의존도가 높아지고 미국에서 멀어진다는 일반적 시각에는 동의하지 않았다. 그는 "중국의 공격적이고 오만한 태도나 남중국해 영토 분쟁 등은 주변 아시아 국가들에 미국을 보증인(guarantor)으로 둬야 한다는 인식을 굳혀갈 뿐"이라며 "경제적·지정학적으로 중국과 인접했으니 중국을 존중하며 신중을 기할 필요가 있지만 동시에 미국과 동맹을 굳건히 하고 강력한 군사력을 유지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시대정신(Zeitgeist)이란 프랑스혁명을 촉발한 계몽주의 시대 용어로 출발해 그 의미를 정확히 이해해야 한다"고 짚어주며 "오늘날처럼 동시다발적으로 이슈가 터지고 분열되고 혼돈된 세상에서 단일하고 보편적인(universal) 시대정신을 찾기는 힘들다"고 진단했다. 그는 다만 "한국과 같은 중소 국가에는 '개선하려는 열망(desire to improve)'과 실패에서 배우는 '혁신의 문화(culture of innovation)'가 적절한 시대정신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폴 케네디 교수는 현 국제정치 상황에 대해 "윈스턴 처칠 영국 총리나 프랭클린 루스벨트 같은 걸출한 리더가 없는 시대"라고 지적하며 "오히려 거대 담론보다는 '느리지만 점진적인 개혁'을 이뤄내는 방식"을 강조했다.

그는 현 정국을 미국 중국 러시아 등 3강이 완벽한 삼각형 체제를 갖추고 유럽 일본 인도 등 미완의 강국(Half Great Powers)이 대기하는 상황으로 보았다. 한국처럼 중간 정도 규모 국가로서는 3강에 좌지우지되는 변수를 무시할 수 없고, 지역적 문제는 관련국끼리 협력 체제가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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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네디 교수는 애덤 스미스 '국부론'을 인용하며 국가 번영을 위해 중요한 요소 세 가지를 재차 강조했다. 첫째 합리적인 정부, 둘째 예측 가능한 법, 셋째 공평한 세금 제도다.

그는 최근 이라크·레반트이슬람국가(ISIL) 득세와 다양한 지역분쟁 등 불안정성이 높아지면서 민주주의 쇠퇴에 대한 염려가 높아지고 있으나 "21세기에도 여전히 민주주의가 작동할 것"이란 믿음을 피력했다. 케네디 교수는 "윈스턴 처칠 총리가 말한 것처럼 민주주의는 정치 체제 중에서 차악(次惡)의 선택이다. 전체주의, 독재주의, 공산주의 다 실험했지만 결국 더 나은 것이 민주주의"라고 말했다. 그는 또 보편적 인권과 인간 존엄성 등 인류 보편적 가치를 믿는다고 덧붙였다.

특히 한국은 문제 해결사(Problem Solvers) 다수가 조직적으로 움직이는 실용적 접근법이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한국의 높은 교육열과 배움에 대한 의지, 개선에 대한 열정 등을 높이 샀다.

케네디 교수는 "한국인들은 '우리가 어떻게 하면 더 잘할 수 있을까' 혹은 '어떻게 하면 더 잘 배울 수 있을까' '어떻게 하면 상황을 더 개선할까' 하는 고민, 겸손한 마음 자세(modest attitude of mindset)를 가졌다"고 말했다.

이 같은 정신이 한국을 잿더미에서 빠르게 일으킨 힘이기도 했다.

케네디 교수는 "(한국이 염원하는 것처럼)남북 통일이 반드시 실현될 것"이라고 강하게 확신하면서도 "북한 김정은처럼 소통이 안 되는 지도자 체제에서는 통일이 재앙까지는 아니라 할지라도 혼란을 수반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Speaker's Message

▶때때로 각종 기구들, 유엔, 단체들은 세계를 한걸음씩 발전시키기 위해 함께 일하고 있다. 앞으로 가기도, 종종 뒤로 가기도 하면서.

From time to time, people, institutions, United Nations and bodies are working together to try to improve the world step by step on oftenly forwards and backwards

▶우리의 발전이 작고 점차적이며 때로는 실패하기도 하지만, 우리는 분명 성과를 거두고 있다.

Our advancement may be small and incremental, and it may break down, but sometimes you do get improvements.

―폴 케네디 예일대 교수




베노믹스 3개 화살 "맞힌게 없다" "다 적중했다" 팽팽

실패했다, F학점 정책…투자 전혀 늘지않고 은행 건전성은 악화

성공했다, 기업순익 최고치…2년간 새로 생긴 일자리만 150만개

이승훈,석민수 기자입력 : 2015.10.21 17:26:36 수정 : 2015.10.21 17:5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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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16회 세계지식포럼 / '아베노믹스 성공이냐 실패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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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설명21일 세계지식포럼에서 글로벌 경제전문가들이 '아베노믹스' 성과에 대해 다양한 의견을 쏟아냈다. 왼쪽부터 최도성 가천대 글로벌경영학과 교수, 하마다 고이치 예일대 명예교수, 조원동 전 청와대 경제수석비스관, 리처드 쿠 노무라연구소 수석이코노미스트, 이와타 가즈마사 일본경제연구소 이사장, 데니 라이프치거 조지워싱턴대 국제경영학 교수, 윌리엄 페섹 경제 칼럼니스트. [이충우 기자]

▶ 여기를 누르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아베노믹스는 F학점짜리 정책이다."(윌리엄 페섹 경제 칼럼니스트) "한국도 아베노믹스를 배우면 미래가 밝을 것이다."(하마다 고이치 예일대 명예교수)

두 달 뒤면 만 3년을 맞는 일본 정부 경기 부양 정책인 '아베노믹스'에 대한 성공과 실패 여부를 놓고 글로벌 경제전문가 6명이 21일 세계지식포럼에서 열띤 토론을 벌였다.

아베노믹스의 3가지 화살로 불리는 양적 완화, 재정 확대, 구조개혁에 대해 조원동 전 청와대 경제수석비서관(중앙대 석좌교수)과 대니 라이프치거 조지워싱턴대 국제경영학 교수, 월리엄 페섹 경제 칼럼니스트 등은 과녁을 맞힌 것이 하나도 없다고 지적했다. 반면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경제교사로 불리는 하마다 고이치 교수와 리처드 쿠 노무라연구소 수석이코노미스트, 이와타 가즈마사 일본경제연구소 이사장은 '성공작'이라고 목소리를 높이면서 팽팽하게 맞섰다. "아베노믹스에 평점을 준다면 C"라고 운을 뗀 대니 라이프치거 교수는 일본이 미국이나 유럽보다 강력한 양적 완화를 실시했지만 투자는 전혀 늘지 않았다고 진단했다. 그는 "경제 성장을 위해서는 역동성과 적극적인 창업·혁신 등이 필요조건이지만 일본은 여전히 기존 산업의 진입장벽이 높고 인구구조도 성장에 불리하다"고 지적했다. 윌리엄 페섹 칼럼니스트도 "아베노믹스는 통화 완화라는 20세기식 경기 부양책에 기대고 있는 낡은 정책"이라며 "한국과 중국 같은 주변국이 일본을 빠르게 추격하는 상황에서 오히려 일본 경쟁력은 제자리에 있다"고 덧붙였다.

과도한 양적 완화로 일본 금융권 건전성에 문제가 생길 것이라는 주장도 나왔다. 조원동 전 비서관은 "일본 양적 완화는 일본은행(BOJ)과 민간은행의 국채 매입을 통해 이뤄지는데, 현재처럼 채권가격이 계속 하락한다면 대규모 평가손실을 감내해야 한다"며 "건전성 악화로 민간은행들이 국채를 시장에 내놓기 시작하면 난처한 상황이 벌어질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아베노믹스를 '실패'로 평가하는 경제전문가들은 아베노믹스 대신 창업 활성화나 여성 경제활동 참가율을 높이기 위한 정책이 더 시급하다고 진단했다.

페섹 칼럼니스트는 "아베 총리부터 나서서 여성을 외무성이나 재무성 같은 핵심 부처 장관으로 임명해 문화를 바꿔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이와타 가즈마사 이사장은 "아베노믹스 이후 자산가격이 오르고 엔화 가치는 하락해 기업 순익이 최고치를 기록했다"며 "최근 2년간 150만명 일자리가 새로 생겨 실업률도 완전 취업에 가까운 3.3%로 떨어졌다"고 설명했다.

그는 "인플레이션(물가상승률) 목표가 2%인데 유가 하락이라는 변수를 제외하면 사실상 목표치를 달성한 것"이라며 "2013~2016년 경제성장률 목표가 2%인데 현재 절반에 가까운 1%를 유지하고 있어 나쁘지 않다"고 덧붙였다.

가장 부진한 것으로 평가받는 구조개혁에 대해서는 시간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리처드 쿠 수석이코노미스트는 "미국도 1980년대 레이건 대통령 집권 때부터 구조개혁을 시작했는데 성과가 난 것은 15년 뒤인 클린턴 대통령 집권부터"라며 "지금 아베노믹스가 시작됐으니 최소 10년은 더 기다린 뒤에 평가를 내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마다 고이치 교수는 "환태평양동반자협정(TPP)이 최근 타결돼 이것이 실행되면 일본 경제의 나쁜 시스템을 바로잡고 성장률을 높이는 데 기여할 것"이라며 "법인세를 낮추는 등 기업 활동을 옥죄는 몇 가지 족쇄만 끊어내면 경기 부양 속도가 더 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승훈 기자 / 석민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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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2 패권 설전, "美 없이도 원아시아 성장" vs "中은 룰 만들 자격없어"

리시광 칭화대 교수 "미국 주도 TPP는 中엉덩이 걷어찬것"

크리스토퍼 힐 덴버대 학장 "중국, 치안·법치 문제부터 해결해야"

안정훈 기자입력 : 2015.10.21 17:29:15 수정 : 2015.10.21 18:0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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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16회 세계지식포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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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설명21일 'G2 : 글로벌 룰세팅 나선 중국' 세션에서 후안강 칭화대 교수가 발언하는 도중 존 미어샤이머 시카고대 교수가 물을 마시고 있다. 왼쪽부터 크리스토퍼 힐 덴버대 조지프코벨국제대학장, 미어샤이머 교수, 후안강 교수, 리시광 칭화대 교수. [이충우 기자]

"미국은 자신들이 국제사회에서 모든 것을 좌지우지할 수 있다는 생각을 버려야 한다."(후안강 칭화대 교수)

"미국 주도의 TPP 체결은 중국의 엉덩이를 걷어찬 것과 같다. 중국을 제외한 TPP는 반드시 실패할 것이다."(리시광 칭화대 교수)

"중국은 치안, 법치 등 내부적인 문제부터 해결해야 글로벌 리더가 될 수 있다."(크리스토퍼 힐 덴버대 국제대학 학장)

21일 세계지식포럼 'G2: 글로벌 룰세팅 나선 중국' 세션에서는 미국 측과 중국 패널 간 치열한 설전이 벌어졌다.

중국 측 패널들은 미국 중심으로 돌아가는 국제사회 룰이 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후안강 칭화대 교수는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 등 중국이 만드는 국제금융기구에서는 한두 개 국가가 좌지우지하는 것이 아니라 다수 국가의 협의를 통해서 의사 결정이 이뤄진다"고 밝혔다. 후 교수는 "미국은 미국의 의사에 따라 모든 것이 결정되는 그런 체제에 익숙해져 있다"며 "이런 생각만 버릴 수 있다면 언제든지 AIIB에 참여하는 것을 환영한다"고 덧붙였다.

최근 미국이 주도하는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의 체결 과정에 대해서는 다소 신경질적인 반응까지 나왔다.

리시광 칭화대 교수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을 만났을 때는 서로 분위기가 좋았다"며 "하지만 시 주석이 미국을 떠나자마자 미국은 TPP 협정 체결을 발표했는데 이는 굉장히 무례한 일이었다"고 주장했다. 리 교수는 "TPP는 중국 발음으로 '엉덩이를 때리다'와 비슷하다"며 "실제로 TPP 체결은 미국이 중국의 엉덩이를 때린 격"이라고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그는 또 "항상 미국은 중국과 앞에서는 협력하겠다고 말하면서 뒤돌아서면 딴소리를 한다"고 덧붙였다.

또 중국 없는 TPP는 반드시 실패할 것이라는 의견을 제시했다. 리 교수는 "TPP에 참여한 대부분 국가의 최대 무역국은 바로 중국"이라며 "최대 무역국이 빠진 경제 협정은 성공할 수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 측 패널들은 경제 성장을 등에 업은 중국이 국제사회에서 지나친 영향력을 행사하려 한다고 반박했다. 크리스토퍼 힐 덴버대 국제대학 학장은 "중국은 경제 성장을 등에 업고 국제사회에서 영향력을 행사하려고 하고 있지만 내부적으로 많은 취약점을 가지고 있다"며 "특히 치안이나 법치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무엇보다 시급하다"고 밝혔다. 그는 "예전에 중국은 아시아 국가들과 동반자적인 협력 관계를 맺는 것처럼 보였는데 요즘 남중국해 등지에서 자신들의 영향력을 확대하려고 무리를 하다가 지역 국가들과 갈등을 빚기도 한다"고 밝혔다.

존 미어샤이머 시카고대 교수는 "국제사회에서 영향력을 두고 미국과 중국 간 줄다리기는 당분간 지속될 수밖에 없다"며 "미국은 기존 룰을 지키면서 중국이 새로운 룰을 만들 자격이 없다고 계속 비판할 것"이라고 밝혔다.

중국 측 패널들은 미국과 중국의 향후 협력 가능성에 대해서는 의견이 갈렸다. 후 교수는 "중·미 관계는 양국 간만의 관계가 아니다"며 "양국이 긍정적인 방향으로 협력에 나설 수 있다면 국제사회도 안정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리 교수는 "사실 G2라고 중국과 미국을 묶는데 이는 말이 안 된다고 생각한다"며 "두 국가를 묶을 때는 양국 간 협력이 있다는 것을 전제로 해야 하는데 중국과 미국은 전혀 그런 관계가 아니다"고 말했다. 그는 "중국은 미국과 협력 없이도 아시아 국가들과 '원벨트, 원아시아'를 만들어서 성장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양국 패널 토론이 끝난 뒤 청중에서 "한국은 미국과 중국, 두 국가 중 어느 국가와 친해져야 하는가"라는 질문이 나왔다. 이 질문이 나오자 미국과 중국 측 패널들은 "우리와 친해져야 한다"고 주장하는 재미있는 상황이 연출되기도 했다.

미어샤이머 교수는 "한국은 안보적인 측면에서는 미국과 가까이해야 하고 경제적인 측면에서는 중국과 가까이해야 한다"며 "안보는 국가의 존폐를 좌지우지할 수 있는 문제이기 때문에 선택해야 한다면 미국을 선택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리 교수는 "한국과 중국은 역사적으로 오랜 기간 동맹 관계를 유지해 왔다"며 "문화적으로도 가까운 두 국가는 반드시 협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중국과 유럽 국가 간 관계는 더욱 가까워질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됐다.

미어샤이머 교수는 "유럽은 중국과 가까워지는 것에 대해서 거부감이 전혀 없는데 앞으로 중국과 유럽이 가까워지면 질수록 유럽에 대한 미국의 불만은 커질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 Speaker's Message

▶앞으로 미국과 중국의 밀고 당기기를 보게 될 것이다. 총싸움과는 차원이 다른 얘기다.

What you're going to see in the future is a real tug of war between the US on one hand and China on the other. It's not gonna be a shooting war by enemy.

―존 미어샤이머 시카고대 교수

▶정부는 말만 하지 말고 (규제 틀 정비를) 실행에 옮겨야 한다.

Government should do more and talk less.

―샹케르 싱함 밥슨글로벌 총괄이사




글로벌 노동인구 정점…2020년 큰 위기 온다

한국, 워킹맘 위한 나라 못만들면 재앙 올것

이민·출산장려 실패한 일본은 `죽어가는 나라`

신수현 기자입력 : 2015.10.21 17:23:21 수정 : 2015.10.21 17:5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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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16회 세계지식포럼 / 인구절벽, 대침체 도화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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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설명21일 '인구절벽, 글로벌 경제 대침체 도화선 될까' 세션에선 2018년부터 한국의 인구절벽이 시작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왼쪽부터 김상협 카이스트 초빙교수, 해리 덴트 '인구절벽' 저자, 에우헤니아 칼나이 메릴랜드주립대 교수, 한준 연세대 교수. [김호영 기자]

"중국은 신흥국 중 유일하게 노동시장이 정점을 찍어 일자리 수는 적은 반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보다 부채 증가율은 더 높습니다. 거품(버블)은 터지기 마련이기 때문에 중국과 교역 비중이 높은 한국 등 여러 국가가 타격을 입을 수 있습니다. 중국발 대규모 글로벌 경제위기가 이르면 4~5년 이내 발생할 수 있다는 얘기입니다."

1989년 일본 버블 붕괴, 1990년대 미국 경제 호황을 예견한 세계적 인구학자 해리 덴트는 21일 세계지식포럼 '인구절벽, 글로벌 경제 대침체 도화선 될까' 세션에서 이같이 주장했다.

김상협 카이스트 초빙 교수(우리들의 미래 대표)가 좌장을 맡은 이날 토론에서 그는 "중국 경제가 급성장할 수 있었던 요인 중 하나는 25년간 농촌인구 5억여 명이 도심으로 이주했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그러나 너무 빠른 도시화로 건물이 많이 들어서 평균 공실률도 27%에 달한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그는 "중국의 경제 발전 속도가 한국보다 2배가량 빠른 대신 2배 이상 버블이 껴 있어 중국이 미국을 제치고 세계 일등 국가가 되기는 힘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덴트는 독일에도 인구절벽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예측했다. 그는 "독일도 아이를 안 낳는 등 경제위기 상황에 처한 그리스보다도 인구구조가 더 최악이라 7~8년 이내 독일 경제 상황이 악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저출산과 고령화로 심각한 문제를 겪고 있는 한국에 대한 조언도 이어졌다. 그는 "경제성장과 소비지출의 핵심축이었던 베이비붐 세대가 은퇴하면서 이들이 일으켰던 소비가 2018년 정점을 찍고 장기적인 하락 국면으로 돌입할 것"이라며 "한국은 출생률도 낮아 베이비붐 인구가 빠져나가면서 발생한 소비지출 부문을 메워 경제성장을 일으킬 인구가 없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미국 유럽 일본 등 선례를 지켜봤기에 대응책 마련에 유리하다는 게 그의 진단이다. 그는 "2018년 인구절벽이 시작되겠지만 그래도 아직 준비할 시간이 남았다. 모르고 있다가 당하는 선진국과 다르다"며 "여성이 아이를 많이 낳도록 하는 나라로 만드는 준비를 지금부터 해야 한다. 아이를 낳지 않는 국가에는 미래가 없다"고 단언했다. 그는 특히 "이민자를 적극 받아들이는 정책도 필요하지만 한국은 영어 공용어 국가가 아니라 효율적이지 않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날 패널로 참석한 한준 연세대 교수도 이민자 정책에 동의하며 유엔 조사에 따르면 한국의 노동 부족 문제를 해소하려면 이민 등에 의한 유입 인구가 매년 20만명은 돼야 한다"며 "한국 내 생산가능인구가 전체 인구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012년부터 줄어들기 시작해 2020년대 말쯤 되면 세계 평균보다 낮아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인구쇼크가 임박했다는 얘기다. 또 그는 "2020년이 지나면 한국의 생산가능인구 감소 속도가 그 어떤 국가보다도 빠를 것으로 예측되지만 한국에는 인구 변화를 전체적인 관점에서 조율하는 중앙통제관리실도 없는 게 현실"이라고 꼬집었다. 보건복지부나 여성가족부 등에서 부분적으로 인구 문제를 관리할 게 아니라 중앙부처가 이민 관련 문제를 총괄하는 등 인구의 구조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근본적인 해법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일본에 대해서는 '죽어가는 나라'라는 표현까지 사용해 시선을 끌었다. 그는 "일본의 소비지출이 1996년 정점에 이른 뒤 부동산 가격이 60%나 떨어진 채 여전히 회복이 안 된 이유도 인구절벽 효과"라며 "일본은 이민자를 위한 정책, 출산장려 정책도 전무한 데다 출산율도 낮아 인구구조학적 측면에서 볼 때 미래가 불투명하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신흥 아시아와 인도는 인구구조가 좋은 데다 도시화 비율도 증가 추세라 1인당 GDP가 말레이시아는 1만7000달러, 인도는 1만3000달러까지 오를 수 있다"고 긍정적으로 내다봤다.

연사로 참여한 에우헤니아 칼나이 메릴랜드주립대 교수도 "지구에 매년 독일 인구에 버금가는 수준만큼 새 인구가 늘고 있다"며 "유엔은 향후 12~15년마다 세계 인구가 10억명씩 증가해 2100년 무렵에는 112억명으로 추산하지만 20년 만에 지구 시스템을 2배로 늘릴 수 없는 문제가 우리가 직면하게 될 인구절벽"이라고 해석해 이목을 끌었다.

그는 "지구 전체 인구가 증가하는 측면에서 보면 한국은 전 세계가 따를 수 있는 좋은 모델 국가인 만큼 인구성장률을 잘 관리했다"며 "세계 각국이 신재생 에너지 등을 개발해 지속가능한 경제성장이 가능하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 Speaker's Message

▷ 일본은 죽어가고 있다. 인구는 계속 감소하는데 이민을 장려하는 정책은 없다. 여성의 출산을 장려하는 정책도 매우 적다.

Japan is a dying nation. Demographically, it is going to continue to decline, and they have no policy for encouraging immigration, and they have…very little policy for encouraging women to have more kids.

―해리 덴트 '2018 인구절벽' 저자

[신수현 기자]




***한국 경제에 대한 닥터둠의 경고***

중국 경기 난착륙·더딘 구조조정·빠른 노령화…

신헌철,전병득 기자입력 : 2015.10.22 17:48:15 수정 : 2015.10.23 14:46: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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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16회 세계지식포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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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경기 둔화, 구조조정을 더디게 하는 정치 제도, 빠르게 진행되는 고령화 등이 한국이 당면한 최대 위기 요인이다."

세계적 경제학자인 누리엘 루비니 뉴욕대 교수는 22일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제16회 세계지식포럼에 참석해 한국이 유념해야 할 3대 위기 요인을 이같이 정리했다. 아울러 신흥국 전체로 시야를 확대하면 △원자재 슈퍼사이클 종료 △중국 경기 난착륙 △미국 기준금리 인상 등 세 가지 변수가 경기 회복 발목을 잡을 수 있다고 내다봤다. 루비니 교수는 다만 "신흥시장은 미국 기준금리 인상보다 중국 경기 둔화 속도와 원자재 시장 붕괴 가능성에 더 주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는 금리 인상을 내년 3월에 할 수 있지만 내년 말이 돼도 금리가 1%를 넘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루비니 교수는 이날 현오석 전 경제부총리와 대담으로 진행된 '닥터둠 루비니가 바라보는 글로벌 경제' 세션에 이어 매일경제와 단독 인터뷰를 했다.

그는 "중국이 경착륙 또는 연착륙할 것이란 의견은 모두 틀렸다"면서 "중국 성장률은 서서히 둔화되겠지만 내년에 6%, 2020년에도 5% 수준을 유지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향후 중국 경기 흐름을 '범피 랜딩(Bumpy Landing·난착륙)'이라는 새로운 용어로 설명했다.

2008년 글로벌 위기를 예측해 '닥터 둠(Dr. Doom)'이란 별명을 얻은 루비니 교수는 글로벌 경제 현 상태를 비정상적 저성장 국면이 지속된다는 의미에서 '뉴 앱노멀(new abnormal)' '뉴 미디오커(new mediocre)'라고 거듭 정의했다.

그는 "글로벌 위기 이후 등장한 불확실성으로 투자가 부진하지만 성장 잠재력을 높이기 위한 각국의 구조 개혁은 매우 더디다"면서 "한국 정치제도가 부디 구조 개혁을 이뤄낼 수 있기 바란다"고 말했다. 아울러 "공공·민간 부문 부채 증가와 고령화 문제도 성장을 가로막을 수 있는 요인"이라고 지적했다.




◆ 제16회 세계지식포럼 / 2016 글로벌 경제전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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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설명'2016 글로벌 경제 전망' 세션에서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맨 왼쪽)가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이 총재, 허경욱 KDI 교수, 에스코 아호 핀란드 전 총리, 리처드 쿠 노무라연구소 수석이코노미스트, 로런스 코틀리코프 보스턴대 교수, 윌리엄 페섹 배런스 칼럼니스트, 누리엘 루비니 뉴욕대 교수, 저우치런 베이징대 국가발전연구원장. <이충우 기자>

"내년 세계 경제는 뚜렷하게 위기 진앙지가 보이지 않으면서 뚜렷한 성장 주도국도 나타나지 않을 것이다. 신흥국은 물론 선진국도 구조개혁이 없으면 공멸하고 말 것이다."

22일 '2016 글로벌 경제 전망' 세션에서 글로벌 경제전문가들은 전 세계가 저성장 덫에 갇힌 가운데 그 어느 때보다 불확실성이 커졌다고 진단했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기조연설에서 "세계 경제가 완만한 회복세를 보이고 있지만 2008년 금융위기 이전 수준까지 회복하는 것은 내년이나 혹은 가까운 미래에는 힘들다"고 비관적 견해를 피력했다. 이 총재는 "양적 완화로 유동성이 늘면서 신흥시장에 많은 자본이 쏠리고 성장했지만, 과도한 투자와 많은 부채라는 불균형도 생겼다"며 "이제는 신흥시장이 맡았던 성장동력을 선진국들이 대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신흥국은 여러 불확실성 속에서 가장 취약한 지역으로 지목됐다. 갑작스러운 위안화 평가절하로 신흥국 증시와 환율을 출렁거리게 한 중국은 불확실성 중에서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리처드 쿠 노무라연구소 수석이코노미스트도 "양적 완화를 통해 공급된 유동성이 민간으로 흘러가지 못했고, 유럽과 일본이 양적 완화를 계속 하더라도 신흥국보다는 미국으로만 돈이 몰릴 것"이라고 염려했다. 쿠 이코노미스트는 "앞으로 수개월에서 어쩌면 수년간 힘든 경제 상황이 불가피하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믿었던 미국 경제도 고령화와 취업률 저하가 성장의 발목을 잡고 있어 '소비 대국'으로서 제몫을 다하지 못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로런스 코틀리코프 보스턴대 교수는 "미국 실질임금 정체가 지속되고 있는 데다 취업률도 회복되지 않고 있어 아메리칸드림(American Dream)은 위태로워진 정도가 아니라 아예 끝났다"고 단언했다. 그가 측정하는 미국 재정격차(Fiscal Gap·정부가 약속한 복지 프로그램을 위해 지출해야 할 재정 부담액과 앞으로 거둬들일 세금 수입 간 차이)는 199조달러에 달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특히 "사람들이 미국 FRB 기준금리에만 초점을 맞추고 있지만, 양적 완화(QE)가 가져온 통화 유통 속도 등을 고려할 때 엄청난 인플레이션이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윌리엄 페섹 배런스 칼럼니스트는 "일본과 유럽 등 선진국에서도 성장을 주도할 동력이나 어떤 돌파구도 보이지 않는다"며 "성장을 주도할 국가가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내년은 아주 흥미진진한 해가 될 것"이라며 "개혁이 이뤄지고 있는 아시아 주요 6개국 가운데 완전히 시장 판도를 바꿀 변화가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지금까지 4개 핵심 주요국 경제개혁 정책에 성적을 매겼다. 일본 아베노믹스에 F, 중국 시지노믹스에 C+, 한국 근혜노믹스에 B-, 인도 모디노믹스에 B 학점을 줬다.

그는 "일본에서는 아무도 돈을 빌리지 않고 대출해 주지도 않아 성장을 가져다줄 배수 효과가 없고 회생 기회도 잃었다"며 "아베 신조 총리는 대중적 인기가 높지만 일본을 제대로 된 궤도에 올려놓지 못한다면 암울해진다"고 말했다.

[이한나 기자 / 백상경 기자]




장충체육관 가득 메운 3500명 "미움받을 용기 가지고 갑니다"

`미움받을 용기` 세션…사상최대 청중 몰려

강다영 기자입력 : 2015.10.22 17:13:09 수정 : 2015.10.23 07:49: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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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16회 세계지식포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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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설명제16회 세계지식포럼 마지막 날인 22일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미움받을 용기'라는 주제로 열린 세션에 3500여 명의 참가자가 몰려 2층 관중석까지 가득 채웠다. 역대 세계지식포럼 사상 최대 인원이 한 세션에 몰린 셈이다. 김주하 MBN 앵커도 세션 진행에 참여했다. [김재훈 기자]

"행복은 자신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남에게 미움받을 각오를 하고 사람들 속으로 들어가는 용기를 가질 때 얻을 수 있습니다."

우리나라에서도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미움받을 용기'의 저자 기시미 이치로 씨와 고가 후미타케 씨가 22일 제16회 세계지식포럼을 찾았다. 책 제목과 동일한 '미움받을 용기'라는 이름의 세션에서 두 저자를 만나기 위해 3500명이 넘는 청중들이 장충체육관으로 몰려들었다. 우리 사회가 얼마나 힐링에 목말라 하고 있는지 여실히 보여준 장면이다.

기시미 씨는 "모든 고민은 대인관계에서 나온다"면서도 "그럼에도 불구하고 행복을 느끼기 위해서는 대인관계 속으로 들어가야만 한다. 그래서 미움받을 용기를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기시미 씨는 서양철학 중에서도 플라톤을 전공한 전문가다. 30대에 아이를 키우면서 고민에 빠졌을 때 '아들러 심리학'을 처음 접하게 된 것을 계기로 아들러를 연구해오고 있다. 알프레트 아들러는 프로이트나 융과 달리 과거의 경험이나 상처로 인해 인생이 결정된다는 '결정론'을 부정하고 본인의 선택에 따라 미래를 바꿀 수 있다고 주장해 아들러 심리학은 '용기의 심리학'으로도 불린다. 기시미 씨는 "병에 걸리거나 부모나 친구의 죽음에 직면하는 등 내가 어떻게 컨트롤할 수 없는 상황에 처했다면 그런 것들이 새가 하늘을 날 때 필요한 공기의 저항이라고 생각해보라"면서 "불행한 일은 피할 수 없지만 그 상황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어떻게 살아갈지 개개인이 결정할 수 있다는 게 아들러 심리학의 핵심"이라고 말했다.

공동 저자인 고가 씨는 전업 작가로 1999년 기시미 씨가 쓴 책을 보고 감동을 받아 아들러 심리학에 빠져들어 미움받을 용기를 쓰게 됐다.

고가 씨는 인생이 선이 아니라 점들의 연속이라는 생각으로 살 것을 조언했다. 인생을 과거에서 미래로 이어지는 긴 스토리로 생각하지 말고, 매일 매일 맞이하는 '지금'이 인생의 '스타트(출발점)'라고 생각하라는 것이다.

기시미 씨는 "나를 미워하는 사람이 주변에 한 명도 없다면 그 사람은 부자유한 인생을 살고 있다는 증거이고 반대로 누군가에게 미움을 받고 있다면 자유롭게 살고 있다는 증거"라면서 "자유롭게 살기 위해 치러야 할 대가라고 생각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만약 ~라면'이라는 가정법을 쓰지 말 것도 조언했다. 기시미 씨는 "뭔가가 실현되면 그때 인생이 시작된다는 마음가짐을 버려야 한다"면서 "아무것도 실현되지 않았더라도 지금 이 순간이 인생의 전부다. 뭔가가 이뤄지기를 기다리면서 인생을 허비하지 말라"고 말했다.

큰 병에 걸려 죽음의 문턱에 이르렀던 경험이 있는 기시미 씨는 행복의 레시피로 '공헌'을 꼽기도 했다.

그는 "병에 걸려 아무것도 못할 때에는 가족들에게 폐를 끼친다는 생각에 괴로웠다"면서 "하지만 내가 살아 있는 것 그 자체만으로도 가족이나 친구들에게 행복을 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하기 시작했다"고 소개했다. 그는 "내가 어떤 형태로든 공헌할 수 있다는 느낌을 갖는다면 행복을 느낄 수 있다"고 말했다.

이날 세션 사회는 김주하 MBN 앵커가 진행했다. 한국 여대생들에게 '롤모델'로 통하는 김 앵커에게는 두 저자 못지않게 많은 팬들의 사인 공세가 쇄도했다.

[강다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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