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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중 무역전쟁 180706

doll eye 2018. 7. 6. 17:20

'*** 리샤오(李曉, 1963년생) : 길림대 경제학 석박사, 1997년부터 길림대 교수...1808에 복사
  친애하는 경제학원, 금융학원의 모든 졸업생 여러분, 존경하는 졸업생 부모님, 경제 학원의 여러 지도자 및 교수님! 안녕하십니까!
  아마 평소와 달리 제가 오늘은 연설문 원고를 준비했다는 것을 발견하셨을 것입니다. 성실히 오늘 연설을 준비했고, 여러분들과 함께 하는 마지막 수업이자 당부라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오늘 저는 ‘미중 무역전은 우리에게 어떤 의미인가?’, ‘우리는 여기에서 어떤 교훈을 얻을 수 있는가?’ 또 이 자리를 통해 ‘여러분의 미래 일과 생활에 대한 당부와 바람’, 이 세 가지 부분에 대해서 말하려 합니다.
  1. 미중 무역전쟁은 우리에게 어떤 의미인가? 지난 3월부터 오늘까지 세계의 관심을 가장 많은 받은 일라면 시리아, 북한도, 러시아 월드컵도 아닌 미중 관계일 것입니다.  
  구체적으로 말하면, 미중 무역전은 우리가 가장 원치 않았던 일이자 가장 피하고 싶었던 일이기도 합니다. 그러나 문제는 주도권이 우리 손 안에 없다는 것입니다. 이 무역전에서 제가 주목하는 점은 무역 분야가 아니라 그로 인해 더 깊은 우려 및 위기감을 갖게 한다는 데 있습니다.  
  우선 무역 측면에서 볼 때, 미국이 무역전을 일으켰으니, 미국의 통계에 근거하여 몇몇 데이터들을 한 번 봤으면 합니다.  
  작년 중국의 대미 수입은 1,300억 달러입니다. 얼마 전 미국은 500억 달러 상당의 중국 수입품에 25%의 관세를 부과했고, 중국이 반격하자 트럼프 대통령은 또 다시 2,000억 달러 상당에 대해 간세를 부과한다고 했습니다. 앞으로 중국이 반격할 경우 ,다시 2000억 달러어치에 대한 관세를 부과할 작정이라고 합니다.  
  이것은 간단한 산술 문제입니다. 이 2,000억 달러 두 번에 다시 500억 달러를 더하면 총 4,500억 달러에 대해 관세가 부과되면 작년 중국의 대미 수출 약 5,000억 달러에서 500억 달러 정도가 남게 됩니다.   
  한편, 우리는 작년 대미 수입액 1,300억 달러에서 500억 달러 상당에 대해 관세를 매겼으므로, 800억 달러 정도만 남아 있습니다. 그런데 미국이 추가로 2,000억 달러를 부과한다면 우리는 따라 갈 수 없습니다. 
  만약 우리가 같은 액수로 반격한다면 대미 수입이 없어지고 마이너스 수입이 되는 것도 이론 및 실제적으로 불가능한 게 아닙니다.  
  이는 미국이 중국에게 가할 수 있는 가장 치욕적인 행위이지만, 미국 시장에 대한 우리의 의존도가 너무 커서 별다른 방법이 없습니다.  
  우리는 글로벌 가치 사슬이 형성되고 발전되고 있으므로, 국가 간 분업 체계가 이미 산업  분업에서 상품 분업으로 발전하게 된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우리는 이것을 생산 프로세스의 전문화라고 부릅니다. 그러므로 한 국가가 무역에서 실질적으로 얻는 수익 및 실제 무역 수지 상황이 꼭 플러스 관계로 가는 것만은 아닙니다.  
  더군다나 이 과정에서 미중 양측의 통계 방식이 다릅니다. 만약 홍콩의 중계 무역 수치를 포함시키고 상품의 FOB 혹은 CIF 가격에 대한 양측 간 차이를 감안한다면, 중국의 대미 무역 흑자는 미국 통계가 중국 통계보다 1,000억 달러 가량 더 많습니다.  
  미국 상무부 통계에 의하면 미국의 대중 무역 적자는 1985년 6억 달러에서 2017년 3,752억 달러로 늘어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습니다. 이 기간 미국의 총 대중 무역 적자는 4조 7천억 달러에 이릅니다.  
  작년 미국의 대중 무역 적자는 미국 대외 무역 적자 중에서 거의 50%를 차지합니다. 다시 중국을 보면 대미 무역 흑자는 2010년 이후 8년 간 평균 78%가 넘고, 4년은 80%, 1년은 130%를 뛰어넘은 적도 있습니다.  
  이들 수치가 의미하는 것은 무엇일까요? 대미 무역 흑자가 중국 경상 수지 흑자의 가장 중요한 부분이 되었다는 것입니다. 즉, 대미 무역 흑자가 없으면 중국의 경상 수지 흑자도 크게 줄어들 것이라는 얘기입니다.  
  또 다른 한편으로, 미국 제조업 및 핵심 기술에 대한 의존도가 더욱 심각해졌습니다.  
  ‘중싱(중국 2위 통신장비업체 ZTE, 中興)건'이 아직 마무리되지는 않았지만, 현재 나타나는 후폭풍으로만 보더라도 십여 억 달러 벌금 문제 외에도 미국 의회는 중싱의 업무 중단을 유예하는 트럼프 대통령의 안건을 이미 부결시켰습니다. 
  최종 안건이 통과되더라도 미국인들의 규칙에 따라 중싱의 관리층 및 기업 관리 시스템과 운영 규칙이 조정되고 미국은 심지어 감독관을 중싱에 파견할 수도 있습니다.  
  이 사건으로 우리는 미국과의 거대한 기술 차이 및 미국 핵심 기술에 대한 심각한 의존을 볼 수 있었습니다.  
  또한 미국 농산품에 대한 의존도도 비교적 심각합니다.  
  작년 중국의 대두 생산량은 1,400만t, 수입은 9,554만t입니다. 대두를 생산하기 위해서는 토지가 많이 필요한데, 평균 매년 1t 생산에 토지 8무(畝)가 필요합니다. 지금 수입하는 양을 중국에서 직접 생산하게 된다면 7.6억 무의 토지가 필요하다는 뜻입니다.  
  그런데 중국에서 농업 경지로 사용할 수 있는 땅 21억 무 중 1/3을 대두 재배에 투입할 수 있겠습니까? 답은 매우 명료합니다.  
  수입하지 않으면 되지 않습니까? 그것도 매우 어렵습니다. 왜냐하면 사람들이 더 높은 수준의 생활을 동경하게 되면서 식물 단백질이 없어서는 안 되었기 때문입니다. 게다가 이들 단백질을 가공해 돼지, 소 등의 사료로 쓰고 목축업도 발전시킬 수 있습니다.   
  만약 수입하지 않으면 대두 및 그 부산물 가격이 올라갈 것이고, 이는 생활 필수품 가격이 올라간다는 뜻입니다.  
  브라질에서 수입하면 된다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그러나 문제는 세계 대두 생산의 상당 부분을 몇몇 미국 기업이 통제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브라질의 대두 생산, 운영, 판매까지 거의 모두 미국 회사에서 컨트롤합니다.  
  더욱 본질적인 것은 ‘달러 시스템'에 대한 의존입니다.  
  제 수업을 들은 학생들은 이 원리를 분명 잘 알고 있을 겁니다. 전체적으로 현재의 ‘달러 시스템'은 주로 세 가지 체제에 의해 운행됩니다.  
  1) 달러화 국제 유통 체제입니다.  
  중국, 일본, 독일 등의 ‘무역 국가'는 미국에 수출하여 달러를 벌어들인 후, 그 중 상당 부분을 또 다시 미국에 빌려줍니다.  
  달러는 세계 결제 화폐, 결산 화폐이자 주요 자본 시장의 교역 화폐로, 만약 미국이 달러를 빌리지 않고 자신들이 발행한 달러만으로 만족하여 적게 발행한다면 달러가 평가절하됩니다.  
  이는 우리가 원래 가지고 있던 달러 보유고가 줄어드는 것을 의미하며, 우리가 원치 않는 상황입니다. 또 다른 한편으로는 달러 평가절하는 위안화 평가절상을 의미하는데 이는 수출에 매우 불리합니다.  
  그러므로 무역 국가로서의 비극이 여기에 있습니다. 우리는 수동적으로 달러 환율을 안정적으로 유지하여 되도록 달러가 평가절하 되지 않도록 해야 합니다. 즉, 세계 최대 채권국은 세계 최대 채무국 화폐 안정을 유지할 필요가 있다는 겁니다. 이는 상품 달러 유통 체제로 인해 우리가 감당해야 할 수동적 책임이자, 우리가 미국 국채, 회사채를 대량으로 구매하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2) 석유 달러 체제입니다.  
  1971년 닉슨이 달러의 금 본위제를 폐지하자 달러는 기축 통화로서의 지위를 확보해야 하는 최대 문제에 직면하게 되었습니다.  
  이를 위해 미국은 발 빠르게 석유를 찾아 사우디아라비아 등과 연합해 석유 달러 체제를 구축했습니다. 이는 다른 나라들이 석유를 수입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달러로 지불해야 하므로 달러를 보유해야 한다는 의미입니다.  
  이렇게 되면 달러와 금이 연계되지 않아도 계속해서 세계 기축 통화로서의 지위를 굳건히 유지할 수 있는 것입니다.  
  3) 미국 대외 채무를 달러로 책정하는 체제입니다. 미국 80% 이상의 대외 채무는 직접 달러를 찍어내어 가격을 매길 수 있습니다.
  미국 패권 혹은 달러 패권이 어느 정도에 이르러 있는지 상상하기 어려울 것인데, 이론 및 실제적으로 미국은 대외 채무를 달러를 발행함으로써 해결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물론, 달러는 미국이 세계를 컨트롤하는 가장 주요한 도구이기에, 미국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와 재정부는 매우 신중하게 함부로 발행하지는 않습니다.
  그러나 사실상, 2008년 글로벌 위기 이후 미국은 이미 4차례 양적 완화를 하면서 시장에 대규모로 유동성을 공급하였습니다. 

  수업 중에도 얘기한 적 있는데 경제학을 배우거나 연구하는 이들이라면 ‘미국 몰락'을 쉽게 얘기해서는 안 된다는 것입니다.  
  제가 볼 때, ‘미국 몰락'의 중요한 지표는 미국의 대외 채무를 대부분 달러로 계산하는 것이 아닌 유로화, 파운드, 엔화, 위안화로 계산할 때, 이 미국이라는 국가가 정말로 몰락하는 것입니다.  
  만약 그런 날이 오지 않는다면 쉽게 미국 몰락을 얘기하지 말길 바랍니다. 바로 중국이 이 같은 달러 시스템 가운데 있기 때문에 우리는 대규모 달러 국채를 보유하게 되고 본원 통화를 발행할 때도 미국 달러 발행에 심각히 의존하게 되는 것입니다.  
  솔직히 말해 지난 10여 년 중국 M2(광의통화) 공급량은 거의 세계 1위였습니다. GDP 대비 M2 비중은 2.1배에 달하는 반면 미국은 0.9배에 불과합니다. 
  이렇게 많은 화폐를 발행했는데 왜 모두들 느끼지 못하는 걸까요? 많은 이유가 있지만 가장 중요한 2가지 이유가 있습니다.  
  1) 우리의 본원 화폐 발행은 크게 외국환평형기금에 의하기 때문입니다. 즉, 중앙은행이 매각한 기업 및 회사의 수중에 있는 달러를 시장 환율로 환산해 다시 위안화를 발행하는데, 이런 방식으로 유동성을 공급합니다.  
  외국환평형기금이 중앙은행의 유동성 공급 비중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최고 80% 이상일 때도 있고,  현재는 약 60%입니다.  
  즉, 달러 보유고는 위안화를 발행할 때 중요하게 여기는 신용 기반으로, 이는 위안화 환율을 안정적으로 만들어 줍니다.  
  2) 더 중요한 원인인 부동산 가격 폭등입니다. 이로 인해 중앙은행이 유동성을 공급해도 거의 대부분 부동산에 의해 가려집니다. 그러므로 무역전이 정말 일어난다면 그 뒤에는 화폐 금융 분야까지 퍼질 것입니다.
  미국인들은 우리의 달러 보유고가 크게 줄어들면 위안화를 발행할 신용 기반이 문제가 될 것이라는 점을 잘 압니다. 또한 우리의 외화 획득 능력도 크게 영향을 받게 됩니다.

  중국은 전형적인 무역국가이며 위안화가 세계 화폐는 아닙니다. 화폐 신용을 달러와 같은 다른 화폐에 의지할 수밖에 없습니다. 또한 국내 경제 발전, 군 현대화 건설, 대국 외교, 일대일로 모두 대규모 자금이 필요하므로 외화 보유고 규모가 중국에게는 무엇보다도 중요합니다.
  최근 몇 년, 외화 성장 상황으로 보면, 2016년 투자 분야에서 외화 순수익은 마이너스 440억 달러가 넘습니다. 2017년 외화 통제를 강화해 겨우 130억 달러까지 회복했지만 올해 1~5월 투자 분야의 외화 수입은 50억 달러도 되지 못했습니다.
  무역 분야의 데이터는 더더욱 참담합니다. 작년 상반기 무역 흑자는 540억 달러가 되지 않았으나, 올해 5월 적자는 250억 달러 가까이 됩니다.
  6월 통계가 아직 나오지 않았지만 1달 정도 좋아진다고 큰 틀에서 차이는 없습니다. 즉, 올 상반기 중국의 대외 무역 순적자 구도가 이미 정해졌다는 겁니다.
  더욱 중요한 것은 우리의 외화 보유 상황 역시 낙관적이지 않다는 것입니다. 올해 5월까지 중국 순 외화 보유고는 즉, 외화 보유고에서 외화 부채를 뺀 규모는 약 1조 9천억 달러로 2013년 2조 9,600억 달러보다 30%가까이 줄어들었습니다.
  결정적 문제는 이 1조 9천억 달러도 모두 우리한테 돌아오는 게 아니라는 겁니다. 국가통계국 데이터를 보면 올해 4월 말까지 일정 규모 이상 외자 기업(홍콩, 마카오, 대만 포함) 총 자산이 21조 6,800억 위안으로, 환율 6.45로 계산할 때 미 달러 자산이 약 1조 5,500억 달러가 되는 겁니다.  
  즉, 1조 9,000억 외화보유고 중 80% 이상이 외자기업이 보유하고 있다는 뜻입니다. 수업에서도 말했지만 외자기업 투자로 만들어진 외화 보유고는 카지노의 칩과 같습니다.

  무슨 개념이냐 하면 카지노에서 다양한 화폐로 칩을 바꾸면 게임을 하고 잃든 얻든 가지고 있는 칩을 다시 필요한 화폐로 바꾸어야 한다는 겁니다. 즉, 이런 투자의 소유권은 외자기업에게 돌아가고 외자기업은 언제든지 혹은 투자 기간이 끝나면 철수할 수 있다는 겁니다.

  현 단계에서 미중 무역전이 일어나더라도 외자가 전부 유실되지는 않겠지만 30%만 유실되더라도 5,000억 달러가 없어지는 것이고 1조 9천억 달러에서 다시 5,000억 달러가 사라진다면 우리에게 얼마나 남겠습니까? 우리에게는 더 많은 일을 해야 할 돈이 필요합니다.

  그렇다면 트럼프 대통령이 무역전을 일으키려는 목적은 도대체 무엇일까요? 무역 분야만은 아닐 것이라 생각합니다. ‘중국제조 2025(2025년까지 중국 제조업을 세계적 수준으로 끌어올린다는 프로젝트)'도 영향을 받습니다. 무역전쟁이라는 방식을 통해 우리로 하여금 더 많이 양보하게 하고 화폐 금융 분야에서 더 개방하도록 만들려는 것입니다.

  미국은 진정한 금융국가입니다. 저는 십년 이상 줄곧 이 문제를 연구해왔습니다. 표면적으로 볼 때, 트럼프 대통령이 일으키는 무역전은 자신의 대선 공약을 이행하고 러스트벨트(낙후된 북부·중서부 제조업 지대) 블루 컬러 노동자들에게 더 많은 이익을 가져다주기 위함입니다.

  지금까지 이 부분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나쁘지 않게 해왔습니다. 그러나 미국 경제 구조 변화, 즉, 점점 고도화된 금융화로 인해 월스트리트 금융 자본 이익을 반드시 중요하게 봐야 합니다.

  금융 자본의 목표는 세계 금융 시장의 수익을 가져가는 것인데, 그 전제조건이 바로 세계 각국의 화폐 금융 시장 개방입니다. 그러나 아직까지 중국은 미국에게 쉽게 이 부분을 개방하지 않고 있습니다. 우리의 자본이 완전히 개방된 게 아니라는 겁니다.

  트럼프가 일으킨 대중국 무역 전쟁의 많은 핵심 목표 중에는 중국으로 하여금 화폐 금융 시장을 더 많이 개방하게 만드는 것도 분명 있을 것입니다. 물론 미국의 더욱 중대한 국가 전략 이익은 바로 중국 굴기를 억제하는 겁니다. 여기에 대해서 우리는 환상을 가져서는 안 되고 트럼프 대통령 개인적 바람이라고 여겨서도 안 됩니다.
  최근 한 세미나에서 유명 학자 한 분이 미국에서 막 돌아온 자신의 친구가 미국 ‘미중 관계 위원회'에서 겪었던 경험이라고 얘기해주었습니다. 이 위원회의 취지는 미중 우호 관계를 촉진하는 것인데, 방문할 때마다 직원들이 모두 친절했지만 얼마 전에는 은근히 그를 피하는 느낌을 받아 ‘매카시즘'을 느꼈다고 했습니다.

  현재 미국이 중국에 대해 느끼는 공포와 적대심은 우리가 상상하기 어려울 정도입니다. 그러므로 트럼프 대통령의 대중 강경 무역 제재 이후 그의 지지도는 상승하여 40%에 가까이 올랐고 미국 공화당, 민주당 모두 이 문제에서는 정치적으로 크게 공감대를 가지고 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후 두 당은 많이 갈등했지만 유독 중국 문제에서만은 의견을 크게 일치하고 있는 것입니다. 

  오늘날, 많은 학자들이 미중 충돌을 무역 범위에서 국한하며 무역 충돌로만 여기면서 다른 분야로 분쟁을 확대하지 말라고 합니다. 또 이 무역전쟁에서 미국이 지고 중국이 반드시 승리할 것이라 여기는 학자들도 있습니다.

  어떻게 추론했는지는 모르겠지만 저는 이 혼자만의 바람이 일반적 상식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생각합니다. 일반적인 국가에 있어서 무역전쟁은 경제적으로 분명 둘 모두 손실을 입지만 대국에게는 훌륭한 패자가 되는 게 더 중요합니다.

  대국 간, 특히 ‘넘버1'과 ‘넘버2' 간 힘 싸움은 대개 경제 행위나 경제 이익을 목적으로 하는 것이 아닌 일종의 국제 정치 행위로써 국가 이익을 목표로 한다는 것을 역사는 말해줍니다. 국제 정치 경쟁은 포지티브섬 게임(positive sum game)이 아니라 제로섬 게임입니다.

  경제학과 정치학의 논리는 매우 다릅니다. 주된 차이점은 경제학 연구는 적 1만을 희생하고 자신은 손해 8000이냐 6000을 보느냐의 문제로 되도록 8000 보다는 6000 정도의 손해를 입으려 하는 것입니다. 현실적으로 제한된 자원 속에서 최소의 비용으로 최대 성과를 내는 것입니다.

  반면 경제 행위와 달리 정치 논리는 내가 이기기만 한다면 얼마나 손실을 보느냐는 상관이 없습니다. 그러므로 둘의 논리 및 행위 규칙은 다릅니다.

  방금, 여러분들이 부른 국가에 ‘중화 민족이 가장 위험한 때에 이르렀다'라는 구절이 있었습니다. 현재 저는 가장 위험한 때라고는 감히 말씀드릴 수 없지만 중화민족이 새로운 위험의 때에 이르렀다고는 말할 수 있습니다.

  오늘날 중국에게 가장 큰 위기는 무역 충돌이 아니라 세계에서 가장 강대한 패권국이 이미 공개적으로 중국을 주요 상대로 삼고 평화의 시기에 경제 전쟁이라는 수단을 이용해 중국을 전면적으로 억제·공격하는 동시에 초강력 글로벌 군사력으로 중국을 점점 위협하고 주변 충돌 및 위기를 통해 우리의 평화 발전 과정을 간섭한다는 것입니다.

  얼마 전 미국 폼페이오 국무장관이 ‘중국은 약탈국'이라며 공개적으로 공격한 적 있습니다. 지적재산권, 개인 기술, 타국의 자원을 침탈하는 국가라고 말입니다. 이런 공격을 우리는 주목해야 합니다. 그는 미중 충돌을 일종의 새로운 이데올로기로 만들어버렸습니다.

  지난 6월 11일, 미국 연방통신위원회는 2015 오바마 행정부 시절 제정한 인터넷 망중립성 법안을 폐지했습니다. 인터넷 사유, 원천 기술, 기술 서비스는 모두 미국을 핵심으로 한다는 것을 우리는 알고 있습니다. 미국은 당시 자국 인터넷 운영 업체들 간의 공정 경쟁을 위해 그리고 세계 각국이 미국의 기술을 안심하고 사용하고 글로벌 시장을 확대하기 위해 망중립성 정책을 만들었습니다.

  그런데 이제 이게 없어졌습니다. 이는 인터넷 서비스 업체들이 사전에 소비자들에게 고지한 상황에서 인터넷 사이트를 차단하거나 사이트 방문 속도를 느리게 할 수 있다는 것으로, 즉 인터넷을 끊을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만약 중국에 이런 조치를 취한다면 우리의 은행, 교통, 상업, 우편 등 시스템이 마비되는 것입니다.

  최근 한 보도에 의하면 미국 사이버사령부가 이미 의회로부터 권한을 부여받아 사이버 공격 및 미국 지재권을 침탈하는 행위에 대해 공격할 수 있는 특권을 부여받았다고 합니다.

  즉, 루트 서버를 폐쇄하여 사이트를 공격할 수 있다는 겁니다. 현재 전 세계13대 루트 서버 중, 주된 루트 서버 1대와 보조 루트 서버 9대가 미국에 있습니다. 나머지 3개는 스웨덴, 네덜란드, 일본에 있습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미국이 지금 더 많이 더 충분히 준비하고 있다는 것을 반드시 인식해야 합니다.

  최근 G7 정상회의 사진 한 장을 모두들 보았을 것입니다. ‘최후의 만찬'과 비슷한 장면인데 트럼프 대통령이 메르켈 독일 총리을 포함한 나머지 정상들과 마주보며 대치하는 장면으로, 마치 원수를 대하는 모습 같습니다. 

  그러나 이 회의에서 G7이 ‘제로 관세, 제로 보조금, 제로 장벽'을 시행할 것을 주장하는 G7 경제 통합화 계획을 트럼프 대통령이 내세웠고, 독일의 동의도 얻었다는 것을 알아야 합니다.

  아마 독일이 이에 동의한 것은 표면적으로 시장 분담금 등 복잡한 요소 때문일 것이며, 다른 나라들도 미국과 의견이 같지는 않을 것입니다. 그리고 미국의 시장 규모가 크고 경쟁력이 너무 강하기 때문에 7개 국가 간 경제 통합화가 분명 순탄하지만은 않을 것입니다.

  그러나 미국의 이러한 행위는 정세가 매우 심각하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즉, 우리가 지켜나가야 할 WTO 글로벌 다자 무역 규칙을 폐기하기로 이미 결심했다는 것입니다.

  이 규칙은 처음에 미국이 만들고 시행하던 것인데, 더 이상 이 규칙을 지키지 않고 새로운 더 높은 기준의 규칙을 만들겠다는 것입니다. 이 부분에 있어서 우리는 트럼프 대통령이 EU, 일본 및 기타 선진국들에 대한 무역 보호주의를 시행한다고 해서 이들 국가들이 중국과 같은 편에 서게 만들어 함께 미국을 보이콧하는 글로벌화에 역행하는 행동을 해서는 안 됩니다.

  사실상 이들 국가들은 지재권 문제, 강제적 기술 이전, 기업 M&A 등과 관련 중국을 비난 공격하는 데 있어 미국과 다를 바 없고 입장이 완전 같습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미중 무역전쟁을 무역 분야에만 국한해서는 안 됩니다. 이는 본질적으로 국가 운명을 결정짓는 전쟁입니다. 또한 이 분쟁을 단기간에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 여겨서는 더더욱 안 됩니다.

  무역 분쟁만 놓고 보면 1960년대에서 1980년대 말까지 미국과 일본이 무역 분쟁을 치렀고, 30년간 지속한 결과 일본 경제가 붕괴되어 ‘잃어버린 20년'을 겪게 되었습니다. 

  미중 간 충돌은 대국 간 힘 싸움으로써 최소 50년 심지어 더 많은 시간이 걸릴 수도 있습니다. 오늘날 이 모든 것은 큰 역사적 게임의 시작일 뿐입니다.
 
  2. 두 번째 문제인 ‘지금까지 미중 무역 분쟁에서, 우리는 어떤 교훈을 얻을 수 있을까?’ 하는 것으로, 두 가지 측면에서 얘기해보려 합니다.

  두 가지 교훈이 있습니다. 먼저 스스로 대단하다고 우쭐하는 정서입니다. 100년 동안 서방의 침략, 압박을 받아 온 우리에게는 대국이 되고자 하는 강력하고도 절박한 바람이 있습니다.

  개혁개방 40년간 중국 경제가 놀라운 성과를 이루고 세계의 주목을 받았으며 일부 분야에서는 세계적이 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바로 이 때문에 국가적 자부심에 빠지고 우쭐대는 정서도 같이 따라왔습니다.

  미중 무역전, 특히 중싱 사건은 우리와 미국 사이에 기술적 격차가 크다는 것을 일깨워주는 강력한 각성제입니다. 사실 우리는 많은 핵심 기술 분야에서 외국과 차이가 아주 많이 납니다.

  말레이시아 항공 MH370편 사건 이후에야 사람들은 롤르로이스 사가 자사 제품 엔진이 언제, 어떻게, 어떤 고도에서 운행되는지 완벽히 파악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얼마 전 한 부품 업체 대표가 말하기를 세계적으로 2~3개 회사의 자동차 인젝션 기술이 가장 좋지만, 중국 군용차의 노즐로는 이를 사용할 수 없다고 합니다. 국산 노즐 품질이 좋지 않아도 직접 생산해야 한다고 합니다. 왜냐하면 이들 해외 업체에서 인젝션 기술을 통제하고 결정적인 시기에 생산을 중단할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인터넷 기술은 가장 핵심인 원천 기술 혁신, 원천 기술 진전 및 산업화(예, 칩), 인터넷 사유와 인터넷 기술을 이용한 규모의 경제의 시장 개발이라는 세 가지 측면에서 볼 수 있습니다.

  우리가 즐기는 ‘광군절(光棍節:중국 최대의 쇼핑축제)'의 경우, 알리바바이든 징동(京東) 그룹이든 모두 중국의 거대한 시장 경제 규모를 이용해 빠르게 확장한 것이지, 원천 혁신 사고나 원천 기술 진보 및 산업화와는 전혀 무관합니다. 다른 사람의 기술과 산업화 기술, 그리고 중국의 거대한 시장 규모를 이용해 빠르게 발전한 것뿐입니다.

  또한 이번 무역 분쟁은 지금까지의 중국 경제 성장 모델은 더 이상 지속하기 어려우므로 경제 구조, 경제 운영 체제 등을 더 개혁해야 한다는 것을 인식시켜 해주었습니다.

  과거 우리는 시장을 통해 기술을 얻고 자금을 통해 기술을 사고 인재를 발굴해 기술을 개발하는 등의 방식으로 기술 발전을 이루었으나, 앞으로 이러한 방식은 더 이상 통하기 어렵습니다. 앞으로 중국 경제 발전의 핵심 동력은 자주혁신만이 답입니다. 기술 분야의 혁신과 시스템 제도 혁신이 있어야 합니다.

  두 번째 더 깊은 차원의 교훈을 얘기하면 이번 미중 무역전 발발을 다음 세 가지 부분에서 깊이 생각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1) 중국은 미국에 대한 전체·종합·시스템적 연구를 소홀히 했습니다. 2016년 미국 대선 이후부터 올 3월까지 무역 분쟁, 그리고 오늘에 이르기까지 우리는 계속해서 미국을 잘못 판단했습니다.

  더더욱 중요한 것은 이 같은 대국 간 힘 싸움 속에서 무역 경제 분야 전문가들의 목소리 외에 미국 정치 사회 문화를 연구하는 전문가들의 목소리는 드물었다는 것입니다. 이는 극히 비정상적입니다.

  세계 제2 경제대국으로서 우리가 반드시 직면해야 하는 세계 제1 패권국에 대한 시스템적이고 심도 있는 연구를 우리는 충분히 하지 못했습니다. 때문에 미국에 대한 지속적이고 이성적인 연구가 잘 이뤄지지 않았습니다. 이는 매우 위험한 일로 오판을 하거나 심지어 나쁜 판단을 내릴 수도 있습니다. 그로 인해 다음 두 가지 결과를 맞이하게 되었습니다.

  ① 감정이 이성보다 앞섰고 비이성적인 사고들로 가득하게 되었습니다. 본질적으로 이는 전형적인 중국인들의 농경민족으로서의 근성을 보여주는 것입니다.

  농민과 상인의 가장 큰 차이는 무엇입니까? 농민은 감성이 이성을 앞서고 상인은 이성이 감성을 이긴다는 것입니다.

  1992년 덩샤오핑의 ‘남순강화(南巡講話, 남부지방 순시 및 담화)'와 1993년 사회주의 시장 경제가 확립되고부터 오늘까지 20년밖에 지나지 않았습니다.  이는 우리 중화민족이 농경민족에서 상업민족으로 된 과정이 20여 년 밖에 되지 않는다는 것이고 때문에 농경민족으로서의 근성이 자연스럽게 아직도 매우 강해 이성적으로 세계를 인식하지 못하고 감성적으로 세계를 판단한다는 뜻입니다.

  과거 미국이 게리 로케(뤄자후이 骆家辉, 중국 화교)를 중국 대사로 파견하자 많은 사람들은 미국이 드디어 '중국인'을 파견했고, 미중 관계가 이로 인해 더 나아질 것이라며 좋아했습니다. 그는 중국계 화교입니다. 그러나 바로 이  때문에 뤄자후이는 자신이 더더욱 미국인임을 증명해야 했고, 그래서 중국에 대한 태도 및 입장은 더욱 강경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현 시점과 향후 미중 관계에서 우리는 이 같은 민족 근성을 반드시 극복해야 합니다. 더욱 이성적으로 미국을 인지하고 미국과의 관계를 잘 처리해야 합니다.

  ② 우리에게는 과거 다이톈추(戴季陶, 1891~1949, 국민당 우파 이론가) 선생의 ‘지식상의 의화단(권법으로 서양을 몰아내려던 운동)' 경향이 있습니다. 일부 학자들과 전문가들은 미중 무역전에서 ‘모든 대가를 치르더라도'라고 합니다. 도무지 이해할 수 없습니다. 현재의 경제 글로벌 시대에 그리고 경제가 발전하고 개혁이 심화되는 이 시대에 ‘모든 대가를 치르고서'가 말이 됩니까? 설마 개혁개방 이전으로 돌아가자는 말입니까?

  트럼프라는 개인에 대한 연구부족도 ‘지식상의 의화단’이라 할 수 있습니다.  <절대 포기하지 마라(永不放弃/Never give up)>라는 제목으로 2016년 4월 상하이에서 출간된 중국어 트럼프 자서전은 매우 얇은 책입니다. 저는 세 번 읽으면서 트럼프라는 사람이 보통은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지금까지 우리가 이 미국 대통령을 인식하는 데에는 다음 두 가지 특징이 나타납니다.

  우선, 우리는 너무 그를 과소평가 한다는 겁니다. 물론 세계도 그를 얕보긴 합니다. 또한, 그가 너무 ‘이랬다저랬다'한다고 여깁니다. 그러나 사실상 우리가 그를 잘 모르는 것은 진지하게 그를 연구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그는 부동산 사업가 출신으로 이러한 유형의 사람들의 사고방식은 우선 튼튼히 기초를 세운 다음에 생각하고 세밀하게 설계합니다. 논리가 매우 뚜렷합니다. 그렇지 않을 경우 빌딩은 기울어지고 팔 수 없으니까요.

  비지니스맨으로서 그의 특징은 상대에 대한 믿음이 강할 때는 상대의 약점을 잘 파악하여 마지노선을 무너뜨려 위협하면서 목적을 이룹니다. 전력으로 상대를 공격할 때에는 돌연 부드럽게 변해 자신의 이익을 최대화하기도 합니다. 자서전에서 그는 몇 차례 벼랑 끝에 처했던 일들과 다양한 상대들과 싸웠던 경험들에 대해서도 얘기합니다.

  저는 여러분들이 이 책을 읽어보았으면 합니다. 그러면 ‘트럼프가 잘 변하는 사람이다'라는 말이 우리가 그를 제대로 연구하지 않아서 나온 말이라는 것을 알게 될 것입니다.

  제가 요즘 자주 생각하는 문제인데, 그렇다면 ‘이번 충돌이 중국에게 무엇을 가져다주느냐?' 하는 것에 대해 얘기해볼까 합니다.

  도전은 이론이나 실제로나 매우 크게 다가옵니다. 심지어 이러한 도전들은 지금까지 우리가 성공을 거둘 수 있었던 다양한 이론들에 대해 진지하게 되돌아보게 만듭니다. 또한 우리의 우수한 대책들에 대해서도 진지한 반성이 필요합니다.

  과거 40년 중국 경제의 눈부신 발전은 덩샤오핑 개혁개방으로 이뤄진 것입니다. 개방의 본질은 무엇입니까?

  미국 주도의 글로벌 시장 경제 시스템이 우리에게 들어오도록 한 것입니다. 혹은 우리가 주도적으로 미국이 주도하는 세계 정치 경제 시스템 속으로 들어가서 이 시스템의 최대 수혜자가 된 것이라고 말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오늘날, 미국인들은 이 시스템으로 인해 자신들은 손해를 본 반면, 중국인들이 이익을 거두었다고 생각해 더 이상 우리와 함께 하지 않으려 합니다.

  그러므로 오늘날 더 이상 ‘역글로벌화'는 없습니다. 글로벌화는 역행해서는 안 됩니다. 모든 문제의 근원은 글로벌화 과정에서 일어난 분열입니다. 글로벌화 분열의 본질은 무엇입니까? 글로벌화와 관련한 세계 주요 대국들 간에 인식의 차이가 있다는 겁니다. 혹은 아예 인식이 없을 수도 있습니다.

  이는 현 세계에서 가장 위험한 상황으로 앞으로 미국이 자신들이 주도하는 글로벌 규칙 및 제도를 더 이상 우리와 공유하지 않겠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이는 앞으로 우리의 모든 경제 이론 및 연구에 큰 도전으로 다가올 것입니다.

  그러나 저는 더 두려운 도전은 사상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즉, 이번 분쟁이 장기적인 대국 충돌 과정으로 변한다면 우리는 냉정하게 우리와 미국의 거대한 차이를 인식하고 겸손히 미국을 배워야 합니다.

  그런데 포퓰리즘의 反美로 가거나 심지어 ‘옥쇄 정신(玉碎: 옥처럼 아름답게 부서진다)'으로 미국의 모든 것을 보이콧하는 상황으로 갈 수도 있습니다. 우리는 이미 이러한 상황을 겪어봤기에 저는 매우 걱정스럽습니다.

  이러한 정치 경제 사상 등에서의 심각한 도전은 앞으로 중국 개혁개방 과정, 방향에 영향을 미치는 아주 큰 문제입니다.

  2) 미국의 경제 구조 변화에 대한 연구를 소홀히 하여 미국 사회 구조 변화 및 그 주류 이데올로기 변화에 대한 연구도 부족해 미국 정치 구조 변화에 대해 잘 이해하지 못하게 되었습니다. 트럼프는 왜 중국을 겨냥하는 것일까요? 대중 무역 적자는 구실에 불과합니다.

  사실상 트럼프가 대통령이 되어서 미국이 분열된 게 아니라 미국 사회 분열이 트럼프를 대통령으로 만든 것입니다.

  미국 사회는 경제 구조 금융화로 인해 심각히 분열되었고 부익부빈익빈 현상이 심각해지고 중산층은 파산했습니다. 때문에 미국의 러스트벨트 3개 주는 원래 모두 민주당과 힐러리를 지지하다가 마음이 변했고, 이것이 트럼프 승리의 결정적 요인이었습니다.

  취임 이후 트럼프는 공약을 반드시 지켜야 했습니다. 그러나 공약을 지키지 못했을 뿐만 아니라 분열된 미국 사회를 어떻게 봉합하느냐 하는 더 큰 도전에 직면하게 됐습니다. 지금까지는 비교적 잘 해내고 있습니다.

  왜냐하면 그는 매우 영리하게 중국이라는 목표를 세웠기 때문입니다. ‘중국 위협'은 최근 몇 해 미국에서 나오는 주된 이슈이자 실질적으로 서방 선진국들이 갖고 있는 공통된 인식이기도 합니다. 트럼프는 교묘하게 이를 이용해 ‘중국 문제' 혹은 ‘중국 위협'을 손 안의 카드로 삼았습니다.

  그러므로 미국 경제 구조, 사회 구조, 정치 구조의 변화까지 깊이 연구해야 오판을 줄일 수 있습니다. 100년 전 자본주의 발전과 관련해 내린 마르크스의 결론이 시공간적 제한을 가지고 있기는 하지만 마르크스주의의 기본 원리는 정확합니다. 바로 생산력이 생산 관계를 결정하고 경제 기초가 상층 건축물을 결정한다는 겁니다.

  미국 경제 구조의 변화가 사회 구조의 변화를 결정하고 일정 정도 미국 정치 이익, 국가 핵심 이익의 변화를 결정하는 것입니다. 이런 의미에서 트럼프가 2년 혹은 6년 후 자리에서 내려오더라도 미국은 대통령 교체로 인해 전략적으로 중국에 대한 기본적 입장을 바꾸지는 않을 것입니다. 이게 제 기본적인 생각입니다.

  3) 미국이 세계를 통제하는 수단, 즉, 패권 방식, 시스템 등에 대한 연구 부족입니다.

  이로 인해 우리는 공업화 국가의 시각으로 포스트 공업화 국가 미국을 인식합니다. 무역국가의 입장에서 금융국가 미국을 바라보는 겁니다. 이 과정에서 또 개발도상국이 제조업에서 이뤄낸 성취에 근거해 스스로 국제 지위를 매기는 일종의 환상도 갖게 되었습니다.

  제가 오랜 기간 연구하여 내린 결론은 중국 굴기는 ‘달러 시스템 내의 지위 상승'이라는 겁니다. 이는 매우 냉정하고 이성적인 결론입니다. 위안화 국제화의 목표는 달러를 대체하기 위함이라는 이들도 있지만 저는 이에 반대합니다.

  제 연구의 결론은 위안화의 국제화 목표는 달러를 대체하기 위함이 아닙니다. 달러 시스템은 단기간 내에 대체될 수 없습니다. 위안화 국제화의 목표는 달러 시스템 내에서의 리스크와 비용을 줄이기 위함입니다.

  여기에서 반드시 지적해야 할 점은 일부 매체들이 매우 무책임하고 프로페셔널하지 못하게 협의의 민족주의 정서로 국민들을 선동한다는 겁니다. 40년 간 우리가 달러 시스템에 들어가 주된 수혜자가 되었고 자연스럽게 이 시스템을 지탱하는 국가가 되기도 하였습니다. (미국 국채 대량 매수 등)

  또한 이 시스템 속에서 리스크와 비용을 주로 감당하는 나라가 되기도 했습니다. 이는 정상적인 논리입니다. 화와 복이 같이 온다는 말처럼 앞으로 우리들의 문제가 바로 여기에 있을 수도 있습니다.

  즉, 트럼프의 비장의 무기가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사실 그는 이미 이빨을 드러냈습니다. 이란, 러시아에 대한 금융 제재, 그리고 얼마 전 중국이 사들인 미국 국채를 동결해야 한다는 미국 의원들까지... 소문이기는 하지만 이러한 시그널들은 양국 분쟁이 심화되면 실제로 이런 상황이 올 수도 있음을 의미합니다.

  어찌 되었던 화폐 금융은 미국의 최후의 비장의 무기이자 승리의 열쇠로, 그들이 절대적 우위를 차지할 수 있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그렇다면 우리의 주도권은 어디에 있을까요? 국내에 있습니다.

  개혁개방 40년 간 중국은 스미스 경제학 원리 속에서 시장 경제의 중요성을 깨닫고 분업이 발휘하는 작용을 알게 되면서 중국 특색의 사회주의 시장 경제 시스템을 만들었습니다.

  40년 후의 오늘날 우리는 결국 조지프 슘페터(오스트리아-헝가리 출신의 미국 경제학자)식의 혁신이 경제 사회 발전에 미치는 중요성을 깨닫기 시작했습니다.

  19차 보고 국가 최고지도자 발언 중, ‘혁신 국가 건설'이라는 웅대한 청사진의 의미가 매우 중요한 겁니다. 그렇다면 혁신 문제와 관련해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할까요? 국가와 개인 두 가지 측면에서 얘기해볼까 합니다.

  국가 측면에서 우리는 개혁해야 하고 혁신에 도움이 되지 않는 모든 체제와 제도를 없애야 합니다. 앞으로 여전히 과거 조상들의 4대 발명품에만 취해 있다면 분명 우리 후대에게 치욕이 됩니다. ‘조지프 니덤(영국의 박물학, 과학사회학 학자)의 난제(중국의 근대 과학은 왜 낙후되었는가)’를 더 생각해야 합니다. 이는 우리에게 더 큰 의미를 지닙니다. 

  경제 글로벌화 시대의 국가 간 경쟁의 본질은 무엇입니까? 20여 년 전 저는 제도 경쟁을 언급한 적 있습니다. 즉, 누구의 제도가 경제 성장과 발전에 더 유리하느냐 하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혁신을 가로막는 제도를 개혁하여 더 포용적이고 자주 경영, 자주 선택, 자주 유동적인 현대 시장 경제 시스템 구축이 매우 중요합니다.
 
  3. 혁신과 관련 개인은 무엇을 할 수 있을까요?
  저는 이 자리를 통해 졸업생 여러분 모두에 대한 제 바람을 얘기함으로써 당부로 삼고자 합니다. 6가지를 얘기하겠습니다.

  첫째, 학습 능력을 기르고 유지하십시오.

  입학식에서 매번 하는 말이 있습니다. ‘대학에 왜 왔는냐?'는 겁니다. 2가지가 매우 중요합니다. 바로 학습 능력을 습득하고 협력하는 습관을 기르는 것입니다. 학습 능력을 습득하고 협력하는 습관을 길러야 모든 일이 순조롭고 안 되는 일이 없습니다.

  학습 능력은 지식과 기술만 가리키는 것이 아니라 세계를 인식하고 이해하는 능력입니다. 우리는 지식이 많을수록 점점 반동화된다는 말이 잘못됐다는 것을 압니다. 베이컨의 ‘지식이 힘이다'라는 말 역시 시대적 한계가 있다고 말하고 싶습니다. 정보가 폭발하는 오늘날 정보와 기술은 늘 지나간 길에 있을 수밖에 없습니다.

  사람은 일생동안 자신의 학습 능력을 계속해서 기르고 습득해야만 시대에 뒤처지지 않을 수 있습니다. 이것이 바로 진정한 대학 교육의 취지입니다. 예일대학의 리처드 레빈 전 총장은 ‘예일대 졸업 이후 매우 전문적인 지식과 기술을 갖게 된다면 예일 교육의 실패다'라는 말을 한 적 있습니다.

  학습 능력은 책을 읽는 데서만 오는 것이 아니라 밖으로 나가 세계를 보고 관찰하며 세계를 사고하고 맛보아야 길러질 수 있습니다. 이렇게 해야만 시야가 넓어지고 다양한 인류를 이해할 수 있습니다. 그러면 사람이 더 관용력이 있어집니다. 관용은 인류 최고의 지혜 가운데 하나로 인류를 더 행복하게 만들어 줍니다.

  둘째, 독립적으로 사고하는 능력입니다. 독립적으로 사고하는 사람이 없으면 혁신 사회도 없습니다.

  <아바타>라는 영화를 본적이 있습니다. 저는 70이 넘은 카메룬 감독이 만든 이 영화를 본 뒤 ‘인류의 상상력에 기반하여 인류가 상상하는 세계를 만들었다'라고 했습니다. 어떻게 이런 영화를 만들 수 있을까요? 카메룬 감독이 유년 시대의 생각과 세계에 대한 호기심을 70세에도 여전히 간직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호기심과 상상력이 오늘날의 중국, 그리고 이 자리에 있는 여러분에게 얼마나 남아 있습니까?

  유치원 시절부터 지금까지 거의 정해진 답만 하고 살아왔습니다. 졸업식에서 원래 격려하는 말을 해야 하지만, 저는 조금 엄숙하게 여러분들에게 말하고 싶습니다. 

  여러분 앞으로의 생활에서 호기심과 상상력이 없다면 그 인생은 비극입니다. 호기심과 상상력은 좋아하는 것을 만들어 냅니다. 좋아하는 것이 없는 인생이라면 혹은 부모나 타인에 의해 좋아하는 것이 바뀌는 인생이라면 너무나 무서운 인생입니다.

  이러한 사람들이 많습니다. 이런 사람들로 이뤄진 사회 역시 무섭습니다. 그러므로 학습 능력에 독립적인 사고가 더해진다면 혁신 사회를 만들 수 있는 기본 조건이 되는 겁니다.

  셋째, 스스로 선택할 수 있는 능력입니다.

  경제학은 자원이 부족한 조건 속에서 행위 주체가 어떤 선택을 하느냐를 연구하는 학문입니다. 계획 경제에서는 선택할 필요가 없습니다. 초등학교, 중학교 때 선택할 수 없다고 느꼈습니다. 왜냐하면 조직이 이미 저를 대신해 선택했습니다. 농촌으로 하방(문화대혁명 후기에 도시의 청년들을 농촌과 산간벽지로 보낸 운동)가거나 아니면 공장에 가야 했습니다.

  오늘날 여러분은 많은 선택을 할 수 있습니다. 새벽에 일어나 A나 B 혹은 C 식당에 가서 아침을 먹고 리 혹은 자오 교수의 수업을 선택할 수 있습니다. 선택에는 기회비용이 있습니다. 그러나 어찌 되었든 시장 경제에서 자주적으로 선택할 수 있는 비용이 아무리 많이 들더라도 필요합니다. 시장 경제는 바로 무수한 선택으로 이루어지기 때문입니다.

  오늘날, 입시 교육 시스템 속에서 모두들 얼마나 자주적으로 선택할 수 있는 능력이 있습니까? 대학 동기나 친구들이 전화가 와서 자녀 및 친척이 입시를 치르는데 어떤 전공이 좋은지 많이들 물어봅니다. 그러면 저는 그 아이가 무엇을 좋아하느냐고 묻지만 모르겠다는 답이 대부분입니다. 자리에 계신 부모님들이 아마 이런 상황을 더 잘 알 것입니다. 이는 매우 슬픈 일입니다.

  수업 시간에 질문을 하면 많은 학생들이 제 눈을 잘 바라보지 못합니다. 눈은 커튼에 가 있고, 저를 보지 않습니다. 문제의식이 없으니 문제를 제기하지 않고, 자연히 자주적으로 선택할 수 있는 능력이 부족하게 되는 악순환이 이어집니다. 학습 능력을 갖춘 이들은 독립적으로 사고할 수 있고, 이런 이들은 스스로 선택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어 자연스럽게 혁신 능력도 매우 강해집니다.

  스스로 선택할 수 있는 능력과 관련해 제 개인적인 경험을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모두들 이미 좋은 직업을 택했지만, 앞으로 더 많은 선택을 하게 될 것입니다. 그러니 제 경험을 참고하는 게 지금도 늦지는 않았을 것입니다.

  경제학은 비교 우위 발휘를 강조합니다. 그러나 인생에서 선택을 할 때에는 자신의 비교 열세에 주목해야 합니다. 즉, 자신의 단점과 부족함을 알아야 한다는 겁니다.

  무엇이 이성입니까? 이성은 바로 자신이 무지하다는 것을 아는 겁니다. 혹은 자신의 부족을 아는 겁니다.

  이를 잘 이해하게 되면 직업을 선택할 때 자신의 결함 및 부족함으로 감당하기 어려운 분야는 되도록 피할 수 있을 겁니다. 이렇게 되면 자신이 부족함을 피할 수 있게 될 뿐만 아니라 자신이 비교 우위인 것을 선택하게 되어 더 기뻐하고 관용적이 될 수 있습니다.

  그러면 금융 기관에 취업해 잘 하고 있는 친구를 보더라도, 학교 때 성적이 더 좋았던 내가 금융 기관에 가지 못했다는 비정상적인 심리가 일어나지는 않을 것입니다. 자신의 부족한 점을 냉정하게 알면 친구가 분명 뛰어났기 때문에 성공할 수 있었으며, 다만 그가 뛰어난 부분에서 나는 부족할 뿐임을 알게 되는 건강한 마음을 가지게 됩니다.

  그러므로 자신이 부족한 점을 이해하는 것에 대해 회피하지 마십니다. 다른 사람과 비교하고 맹목적으로 따라하면 인생을 위험한 지경에 이르게 하는 것과 다를 바 없습니다.

  넷째, 심미(審美) 능력입니다.  

  세계 경제 지도를 펴보면 국가마다 비교 우위가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을 겁니다. 미국은 금융 서비스, 일본은 제조업 기술, 중국은 노동력, 유럽은 고대 귀족 문화에서 비롯된 심미를 수출합니다. 거의 모든 사치품들이 바로 이 유럽에서 비롯되었습니다.

  심미는 역사가 쌓인 것으로 그 전제는 국가의 역사와 문화가 연속되어야 한다는 겁니다. 이 화제는 사실 매우 무겁습니다. 그래서 제 경험만 얘기해보려 합니다. 개인에게 있어 심미는 일종의 인품이자 수양입니다.

  심미 능력이 낮은 민족은 소양과 품격이 낮을 뿐만 아니라 도덕적 수준도 문제가 됩니다. 지금까지 여러분의 심미 능력은 기본적으로 부모님으로부터 영향을 받았을 것입니다. 그런데 문제는 이 자리에 계신 부모님들 모두 ‘문화 혁명' 이후 세대라는 겁니다.

  오늘 졸업식에서 모두 가죽 구두, 넥타이, 정장을 입은 모습을 보니 매우 기쁩니다. 제가 자오 서기님께 졸업식 의상을 이렇게 하자고 요청드렸습니다. 왜입니까? 우리 캠퍼스를 보면 많은 남학생들이 털이 드러나는 반바지를 입고 샌들을 신고 다닙니다. 이런 모습으로 정중한 졸업식에 나타나겠습니까? 아름답다고 생각됩니까?  

  오늘날 세계의 어디를 가든 중국인을 알아보는 기준은 바로 옷과 행동입니다. 개인의 경우 주로 옷을 봅니다. 다른 아시아인들과 비교해 중국인들은 옷, 모자, 양말 등 어울리게 입지 못합니다. 멀리서도 바로 중국인인 걸 알 수 있습니다. 아시아인 중에서 한국인들은 산뜻하고 아름답게 입고, 우아하고 잘 어우러지게 입으면 대부분 일본인입니다.

  만약 단체라면 거의 모든 사람이 듣고 있다면 일본인입니다. 한 사람이 말하는 데 절반은 듣고 절반은 떠들면 한국인입니다. 한 사람이 말하는데 듣는 사람은 적고 대부분 각자 떠들면 거의 중국인입니다.

  심미는 일종의 존엄입니다. 일종의 자아 존중이자 타인에 대한 존중입니다. 격식 있는 자리에서 예의 없고 멋대로 옷을 입은 사람이라면 스스로를 낮게 보고 타인도 존중하지 않는 겁니다.

  더 큰 의미에서 심미는 세계의 아름다움과 추악함을 아는 겁니다. 심미는 모든 사람들에게 목적을 위해서 수단을 가리지 않는 것이 아니라 인류의 행위에는 절대 선을 넘어서거나 하지 말아야 할 기준선이 있다는 것을 가르쳐 줍니다. 이렇게 되면 우리 사회의 도덕 수준이 다소 높아질 겁니다.

  다섯째, 고난을 극복하는 능력입니다.

  인생에 고난이 있는 것은 정상입니다. 행복은 일시적입니다. 헤밍웨이는 ‘용기는 우아하게 압박에 직면하는 것'이다고 했습니다. 인생에서 우아한 사람이 되는 것은 어렵습니다. 이는 바로 우리가 자주 고뇌해야 하는 문제이기도 합니다.

  동료들과 얘기하다가 너무 흥분할 때면 후에 스스로 반성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우아하게 압박을 대하는 것은 정말로 어려운 일입니다. 압박 앞에서 우아할 수 있다면 이는 그 자체로 당신이 정말로 어려움을 일상으로 대한다는 뜻입니다. 이는 여러분 미래의 인생, 직업에 있어 매우 중요하고 행복감을 높여줄 겁니다.

  마지막으로 사명감을 가진 사람이 되어야 합니다.

  공허한 사명감이나 우리와는 너무 먼 신성한 인물에 대해서 얘기하려는 게 아닙니다. 인생은 단계별로 마땅히 해야 할 일이 있습니다.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되도록 완벽히 이뤄내고 심지어 청교도들처럼 자신의 직업을 좋아한다면, 그리고 이를 위해 노력하는 일생이라면 사명감을 가지고 있는 사람입니다.

  장인 정신이란 본질적으로 이러한 직업에 대한 경외와 사명감에 대한 이해와 떼려야 뗄 수 없습니다. 장인 정신과 공리주의는 관련이 없습니다.

  제가 더 강조하고자 하는 바는 오늘의 중국은 더 이상 국토를 잃고 가정이 파괴되는 민족 위기의 상황이 아니나 빠르게 굴기하는 과정 가운데 있다는 것입니다. 과거의 ‘중화 굴기를 위해 책을 읽자'와 같은 구호는 더 이상 여러분들이 공부하고 학습해야 하는 목표가 아닙니다. 

  오늘의 중국은 전례 없는 경제 글로벌화의 거대한 환경에 직면해 어떻게 혁신 국가를 만드냐 하는 중임을 갖고 있습니다. 우리 한 사람 한 사람 모두가 진정한 사람이 되어야, 즉, 학습 능력, 독립적인 사고 능력, 스스로 선택할 수 있는 능력, 심미 능력,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는 능력과 사명감을 갖춘 사람이 되어야만 행복한 일생을 누릴 수 있고, 우리 사회가 계속해서 진보할 수 있습니다. 이렇게 해야 중화민족에게도 진정 희망이 있게 됩니다.

  마지막으로 여러분 모두의 건강, 행복, 성공을 바랍니다. 그러나 건강과 행복이 더욱 중요합니다. 감사합니다.   



무역전쟁에 중국 채권 디폴트 우려 고조, 중단기 리스크 경고음

7월까지 신용채 디폴트 297억위안, 작년 전체의 80%
중미 무역전쟁, 위안화 약세로 중단기 채권 위기 지속

  • 기사입력 : 2018년07월23일 17:03
  • 최종수정 : 2018년07월23일 1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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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백진규 기자 = 미중 무역전쟁이 지속하는 가운데, 올해 중국 신용채권 디폴트(채무불이행) 규모가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 중국 전문가들은 최근 인민은행의 신용채권 지원정책에도 불구하고 디폴트가 경제 발전을 해치는 새로운 뇌관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우려를 내놓고 있다.

중국 인민은행은 지난 19일 시중은행에 중기유동성지원창구(MLF) 자금을 공급하면서 “AA+ 이하 등급 회사채를 매입하면 매입 금액의 2배를 MLF로 지원하겠다”는 파격적인 지원책을 꺼내 들었다. 지난 6월 MLF 담보 범위를 확대해 중소기업 채권 매입을 지원한 것과 같은 맥락으로 풀이된다. 이 과정에서 한 은행원은 업무 웨이신(微信) 캡쳐 화면을 인터넷에 공개하며 “중앙은행이 이정도 수준까지 압력을 가하고 있다”고 불만을 토로하기도 했다.

이에 중국 주요 매체들은 “중앙은행이 AA+이하 등급 회사채 투자를 강하게 지원한다는 것은 그만큼 AA+ 이하 등급 회사채 상황이 위험하다는 뜻”이라며 신용채권(회사채 금융채 등) 디폴트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7월 20일 기준 중국 신용채권 디폴트 발생 건수는 모두 29건, 규모는 297억2700만위안에 달한다. 2017년 한해 디폴트 총액 371억위안의 80%에 달하는 수준이다.

특히 민영기업의 회사채 디폴트 규모는 199억1700만위안으로 전체 채무불이행의 2/3 이상을 차지한 것으로 집계됐다. 중외합자기업의 채무불이행도 59억4500만위안(전체의 20%)에 달했다.

업종별로는 ▲종합 서비스업 ▲항구·운수 서비스업 ▲석탄 및 에너지 ▲공업기계 ▲건설 등 분야에 채무불이행이 집중된 것으로 나타났다.

당국의 채권 부양 정책에도 불구하고 전문가들은 당분간 신용채권 디폴트가 확대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중국 인허(銀河)증권은 보고서를 통해 올해 7월부터 내년 1월까지 각종 신용채권 만기도래 비중이 평소보다 1.5배 이상 많아 유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일반적으로 하반기는 상반기에 비해 만기도래 물량이 적지만, 올해엔 단기채를 중심으로 채권 만기가 하반기에도 몰렸다는 설명이다.

인허증권은 “올해 신용채권 디폴트는 과거와 달리 민영기업 및 상장사 비중이 늘어나는 추세”라며 “신용 리스크 확대로 기업 자금조달이 어려워지면서 조달금리가 상승하고 기업 업무원가가 커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채권 디폴트 이미지 [캡쳐=바이두]

미중 무역전쟁 지속에 따른 경기둔화도 중국 신용채권 시장을 불안하게 만드는 요인으로 꼽힌다. 7월 중국 사회과학원은 2018년 중국 GDP 전망치를 6.6%로 이전보다 0.1%포인트 낮추면서, 구조적 금융 레버리지 위기와 대외 불확실성 확대로 경제성장이 둔화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하이퉁(海通)증권은 “상반기 중소기업 실적이 양호한 증가세를 보였으나, 중미 무역전쟁의 충격이 하반기부터 본격적으로 실적에 반영될 것이어서 올해 기업 실적을 낙관할 수만은 없다”고 진단했다.

이어 하이퉁증권은 “기업들의 비대출 방식 채무가 증가한 상황에서 민영기업의 회사채 수익률이 국유기업보다 가파르게 높아지고(채권가격 하락) 있다”며 당분간 스프레드 확대가 점쳐진다”고 밝혔다.

중국 당국이 위안화 절하에 나서면서 외자 유출이 가속화되면 채권 디폴트가 확대될 것이란 전망도 제기됐다. 지난 3개월간 달러 대비 위안화 가치는 8% 하락했고, 달러/위안 환율은 1년래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중미 무역전쟁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당분간 약 위안화가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다.

반면 중신증권은 신용채권 리스크가 올해 3분기까지 확대된 뒤 완만한 진정 국면을 맞이할 것이라며 과도한 시장 우려를 일축했다.

중신증권은 먼저 오늘날 채권 디폴트 발생의 근본 원인은 2014년부터 시행한 과잉생산 해소(去產能) 및 금융 레버리지 축소 정책에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내수시장 확대 및 물가상승률이 양호하게 유지되는 상황에서, 당국이 본격적인 채권 디폴트 억제를 시사한 만큼 올해 말부터 상황이 호전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bjgchina@newspim.com


전천후 경쟁력, 무역전쟁에도 웃음짓는 중국 반도체 3인방

칭화유니 중신궈지 화웨이하이쓰 도약 눈길
반도체 굴기, 2025년 자급률 70%로 제고

  • 기사입력 : 2018년07월11일 11:01
  • 최종수정 : 2018년07월11일 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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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백진규 기자 = 미중 무역전쟁의 불똥이 첨단 기술의 핵심분야인 반도체 산업으로 옮겨붙을 조짐을 보이면서 중국 반도체 산업에 세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중국은 ‘전자산업의 꽃’이라 불리는 반도체 산업을 정부 차원에서 적극 육성중이고 관련 기업들의 적극적인 참여속에 어느때보다 활발한 투자가 이뤄지고 있다. 

미국은 지난 4월부터 중국 통신장비업체 중싱(ZTE) 제재를 시작했고, 최근엔 화웨이(華為)를 대상으로 조사를 벌이는 등 중국 IT 기술 분야에 대해 전방위적인 견제를 벌이고 있다. 중국 역시 7월부터 미국 반도체 기업 마이크론(Micron)의 중국 내 판매 금지 예비명령을 내리며 반격에 나섰다.

중국 전문가들은 미국의 제재가 ‘중국제조2025(제조업 업그레이드 10개년 계획)’를 정조준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중국은 2025년까지 중국의 반도체 자급률을 현재의 20%에서 70% 수준까지 끌어올리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특히 칭화유니, 중신궈지, 화웨이하이쓰의 3대 반도체 기업은 중국 반도체 굴기를 견인하는 대표 기업으로 꼽힌다.

1. 칭화유니그룹(紫光集團, 쯔광그룹)

중국 칭화대학교에서 1988년 설립한 칭화유니그룹은 2015년 반도체를 기업 핵심 사업으로 선정하고, 당국의 지원을 바탕으로 지금까지 20개가 넘는 기업을 인수하면서 몸집을 키워 왔다. 칭화유니는 앞으로 반도체 양산을 위해 1000억달러를 추가로 투자할 계획이라고 밝히고 있다.

칭화대학교가 칭화유니그룹의 지분 51%를 보유하고 있고, 다시 칭화유니그룹은 산하에 쯔광잔루이(紫光展銳) 쯔광궈웨이(紫光國微) 창장춘추(長江存儲, YMTC)의 3개 기업을 대표 자회사로 두고 있다. 3개의 자회사 모두 중국 대표 반도체 기업으로 성장했다.

쯔광잔루이는 2017년 영업수입 129억위안을 거둬들인 세계 10대 반도체기업 중 하나로, 지난해 스마트폰 칩셋 7억대를 생산해 전세계 시장점유율 3위(27%)를 차지하고 있다.

기존 중국 반도체 업체 잔쉰(展訊)과 루이디커(銳迪科)를 합병해 설립했으며, 칭화대학교의 전폭적 지원 하에 중국 반도체 기술을 세계적인 수준으로 끌어올렸다. 특히 2014년 인텔(Intel)에 20%의 지분을 넘기는 대신 90억위안의 투자를 유치하고 기술 개발에 나섰다. 쯔광잔루이는 올해 관계사 창장춘추와 합병하면서 A주에 상장할 계획이기도 하다.

우리나라에선 YMTC로 잘 알려진 창장춘추 역시 올해 인텔과 함께 낸드플래시 부문에서 잔략적 협력을 논의하고 있다. 인텔의 기술력을 바탕으로 창장춘추가 생산을 맡으면, 다시 칭화유니그룹의 싱가포르 자회사인 UNIC가 해외 판매를 담당한다는 계획이다.

창장춘추는 올해 말까지 32단 3D 낸드플래시 양산에 돌입할 것이라고 공언하고 있다. 올해 하반기부터 92단 3D 낸드플래시를 양산하는 삼성전자에 아직 위협을 줄 수준은 아니나, 한중 양국의 기술력 격차가 점점 좁혀지는 상황이다.

칭화유니그룹 산하 상장사인 쯔광궈웨이(002049.SZ)는 기존 쯔광궈신(紫光國芯)이 올해 5월 사명을 변경한 회사다. 반도체 설계 및 판매 법인이자 LED개발 등 업무도 함께 하고 있다. 지난해 영업수입 18억위안, 순이익 2억8000만위안을 기록했으며 시가총액은 276억위안 수준이다. 중국 주요 중국 증권사들은 매번 쯔광궈웨이를 반도체 테마주 1순위로 꼽고 있다. 지난 1년간 주가는 약 47% 올랐다.

2. 중신궈지(中芯國際, SMIC)

칭화유니가 반도체 기술개발 및 설계에 더 특화된 회사라면, 중신궈지(00981.HK)는 반도체 생산을 주력으로 하는 회사다. 베이징 상하이 선전 톈진 우한 등에 공장을 갖고 있으며, 특히 반도체 위탁생산(파운드리) 업계 글로벌 시장 점유율 5.4%로 중국 1위를 기록하고 있다.

중국 궁상은행 젠서은행 등 대형 은행들과 IT기업이 투자해 지난 2000년 회사를 설립했고, 다시 미국 유럽 일본 등으로부터 투자를 유치하고 일본에 자회사를 설립하면서 회사 규모를 키워나갔다. 특히 2007년 IBM과 라이선스 계약을 통해 300mm 45나노 반도체 생산을 시작하면서 시장 점유율을 늘려나갔고, 2015년에는 한국 동부하이텍 인수를 추진하기도 했었다.

중신궈지는 지난 2016년 삼성전자의 량멍쑹(梁孟松) 부사장을 영입해 화제가 됐다. 량 부사장은 2009년 대만의 반도체기업 TSMC에서 삼성전자로 이직했던 반도체 전문가로, 삼성전자가 14나노미터(nm,) 핀펫을 양산하는데 크게 기여한 인물로 꼽힌다. 중신궈지는 내년부터 14나노 핀펫 생산을 시작할 예정이다.

2017년 중신궈지의 영업수입은 31억달러로 지난해보다 7%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 1년간 주가는 8.2% 올랐다. 지난해 ‘중국 대륙 혁신기업 100강’에도 이름을 올렸다.

중신궈지 상하이공장 <사진=바이두>

3. 화웨이하이쓰(華為海思, Hisilicon)

화웨이하이쓰는 화웨이의 연구개발(R&D) 투자를 바탕으로 글로벌 인공지능(AI) 반도체 분야를 선도하고 있다. 2017년 세계 최초로 인공지능 칩셋 ‘기린(麒麟) 970’을 개발했고, 화웨이 메이트10에 탑재해 상용화를 시작했다. 중국 스마트폰 업계 관계자들은 화웨이를 “글로벌 반도체기업 퀼컴에 의존하지 않고 스마트폰을 생산할 수 있는 유일한 중국 기업”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2012년까지만 해도 화웨이 내부에서는 “반도체 연구개발에만 매진하는 것보다 삼성 퀼컴 등 글로벌 선두업체에 의존하는 것이 더 생산성이 높다”는 의견이 많았다. 그러나 런정페이(任正非) 화웨이 회장은 “당장 활용하지 못한다고 해서 투자를 게을리했다가는 10배가 넘는 손해를 보게 된다”며 화웨이하이쓰의 반도체 연구개발을 독려했다.

2017년 기준 화웨이의 연구개발비는 모두 897억위안으로 애플과 퀼컴을 연구개발비를 크게 웃돌고 있다. 화웨이하이쓰 측은 앞으로 스마트폰 뿐 아니라 머신러닝과 클라우드컴퓨팅으로 반도체 활용 분야를 넓힐 계획이라고 밝혔다.

화웨이하이쓰는 화웨이와 마찬가지로 비상장 기업이지만, 화웨이와의 공생 관계를 통해 안정적인 실적을 보여주고 있다. 지난해 화웨이하이쓰의 영업수입도 7억1500만달러로 전년비 21%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 2004년 설립된 화웨이하이쓰는 현재 200종류의 반도체를 생산하면서 전 세계 100개가 넘는 국가에 중국 반도체를 수출하고 있다.

 

bjgchina@newspim.com


아이폰도 비싸질까'…미중 무역전쟁 관세부과 효과는

  • 입력 : 2018.07.06 13:06:38
첨단 IT 제품부터 가전 등 소비재에 집중
교역위축·제품가격 인상·수입물가 상승 등 우려


미국이 6일(현지시간)부터 중국산 수입품에 고율의 관세를 부과하면서 글로벌 교역의 위축과 무역질서 붕괴, 또 이로 인한 대혼란이 불가피하게 됐다.

관세율 25%가 고스란히 가격 인상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지만, 기업의 제조 원가 상승, 수입가격 인상 등으로 양국의 주요 기업과 소비자에게 부담이 전가될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미국이 예고한 중국산 관세부과 품목은 모두 1천102개로 기계, 선박, 항공 등 산업 설비와 통신, 로봇 등 IT(정보기술)에 집중됐다.

당초 도마 위에 올랐던 품목 1천300여 개보다는 줄어든 것이다.
미 당국이 소비자에게 미칠 여파를 최소화하겠다며 평면TV 같은 첨단 소비자 가전을 제외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냉수기, 소형 냉장고, 온도계, 공기 청정기 등은 여전히 명단에 남아 있다.

이들 가전제품의 가격이 정확하게 얼마나 올라갈지는 알기 어렵지만 업체가 관세 부담을 소비자에게 넘긴다면 최대 25% 인상도 배제할 수 없다고 전미소매업연맹(NRF)의 조너선 골드는 분석했다.

스마트폰, 컴퓨터, 장난감도 과녁에 올랐다. 지난해 미국인 소비자가 산 중국제조 휴대전화는 840억 달러 규모에 이르며, 컴퓨터 장비 670억 달러, 장난감 280억 달러 등이다.

특히 미 IT 대표 주자인 아이폰이 관세부과를 피해갈지 초미의 관심사다. 애플이 중국에서 만든 아이폰에 관세가 부과된다면 생산 단가 인상, 중국 내 입지 약화 등에 직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일각에선 아이폰 관세 면제설도 나오고 있다. 지난달 뉴욕타임스(NYT)는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가 5월 트럼프 대통령을 만나 중국산 아이폰의 관세 면제를 약속받았다고 보도했다.

앞서 정보기술혁신재단(ITIF)은 애플이 소비자에게 관세 부담을 넘길 경우 아이폰 가격이 800달러에서 960달러로 뛸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실제로 지금까지 부과된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폭탄은 미국 소비자에게 직격탄이 됐다.

연초부터 등장한 철강, 알루미늄, 세탁기 관세 여파로 판매 가격이 줄줄이 인상된 것이다. 세탁기 평균 가격은 최근 3개월에 걸쳐 17% 오른 것으로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분석했다.

자동차 시장도 충격이 우려된다. 철강 관세 25% 때문에 3만5천 달러짜리 자동차는 175달러가 비싸질 수 있다고 윌버 로스 미 상무장관이 언급하기도 했다.


더 큰 문제는 소비자 피해가 미국뿐만 아니라 다른 나라로도 번질 수 있다는 점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공격을 받는 중국, 유럽연합(EU), 멕시코, 캐나다 등이 일제히 보복관세를 예고한 만큼 각국 소비자들은 광범위한 쇼핑 목록을 놓고 지갑 사정을 고민해야 할 처지가 됐다.

특히 이들 상대국이 미국에 경고한 맞불 관세 대상 품목은 오렌지, 위스키, 땅콩버터 같은 먹거리부터 청바지, 오토바이까지 소비재가 다수를 차지한다.

앞서 미국 주류업체 브라운포먼은 유럽의 관세부과에 대응해 잭 대니얼스를 포함한 위스키 가격을 10%가량 인상한다고 밝힌 바 있다.

[연합뉴스]



미국, 중국 제품에 고율관세 발효…美·中 무역전쟁 개시

  • 입력 : 2018.07.06 14:21:25   수정 : 201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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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설명가오펑 중국 상무부 대변인 [AP=연합뉴스 자료사진]
미국이 6일(현지시간) 예정대로 중국에서 수입하는 340억 달러(약 38조원) 규모의 제품에 대한 25%의 관세부과를 개시하며 `무역전쟁 포문`을 열었다.

미국은 미 동부시간으로 이날 오전 0시 1분을 기해 미 무역대표부(USTR)가 지난달 확정한 산업 부품·설비 기계·차량·화학제품 등 818개 품목에 대한 고율 관세부과 조치를 발효했다.

관세부과 방침이 정해진 500억 달러(약 56조원) 가운데 나머지 160억 달러 규모의 284개 품목에 대해서는 2주 이내에 관세가 부과될 예정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5일 전용기 `에어포스 원`에서 기자들에게 "먼저 340억 달러어치에 대해 관세를 부과하고, 나머지 160억 달러 규모에 대해선 2주 이내에 관세가 매겨질 것"이라며 관세 강행 방침을 확인했다.

500억 달러는 지난해 미국의 대중 상품수지 적자 3750억 달러 가운데 15%에 육박하는 규모다.


미국이 지난 3월 500억 달러 규모 중국산 제품에 대한 관세부과 방침을 처음 밝힌 이후 미국과 중국의 고위 관료들이 협상을 벌였지만, 결국 대규모 고율 관세가 발효되면서 세계 각국이 우려한 무역전쟁이 현실화했다.

미국은 이에 더해 중국이 보복하면 추가적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나서 무역전쟁이 확전될 가능성도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유보하고 있는 2000억 달러어치가 있고, 그리고 3000억 달러어치가 있다"면서 "500억 달러 더하기 2000억 달러, 여기에 약 3000억 달러를 더하는 셈"이라고 말해 중국이 보복관세로 대응하면 미국은 추가 5천억 달러어치에 관세를 부과할 수 있다고 말했다.

[디지털뉴스국]

***관세폭탄 터졌다`…세계경제 최악 시나리오 현실로(종합)

  • 입력 : 2018.07.06 14:04:13   수정 : 2018.07.06 14:09:45

미중 경제패권 다툼에 세계 경제둔화 가능성…성장률 하락·수요 약화
트럼프 `보복에 재보복` 확전 시사…"전쟁 지속시 2조달러 교역량 위험"
지정학적 돌발 변수 될수도…"미중 대북 협력에 피해줄 수도"


미국이 6일(현지시간) 대규모 중국산 제품에 대한 고율 관세부과를 예정대로 강행하면서 세계 경제 전문가들이 예상했던 `최악의 시나리오`가 현실로 나타났다.

중국도 미국발 관세가 발효되자마자 즉각 "반격할 수밖에 없다"며 보복을 예고해 G2(주요 2개국)의 정면충돌이 불가피하게 됐다.

세계 1, 2위 경제 대국이 `보복에 재보복`을 천명, 한 치의 양보 없는 치열한 싸움을 예고한 만큼 다른 국가들은 그야말로 고래 싸움에 새우등이 터지는 상황을 맞았다.

일단 미중 모두 경제에 미치는 타격을 피할 수 없다.
미국은 정보통신(IT), 로봇공학, 항공우주 등 중국이 전략적으로 추진 중인 첨단 제조업을 겨냥했고 중국은 그에 맞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표밭에서 생산되는 주요 농산품과 자동차를 겨냥하는 등 양국의 조치는 실제적인 타격이 될 전망이다.

또한 양국은 관세 장벽을 쌓는 동시에 상대국 통신·반도체업체의 자국 내 진출을 막는 등 비관세 장벽까지 동원한 전방위 공격에 나섰다.

미국은 자국 산업 보호를 이유로 무역전쟁을 벌이고 있지만, 무역전쟁으로 인해 일자리가 줄고 경제 규모 자체도 줄어들 것이라고 경제 전문가들은 경고하고 있다.

무디스 애널리틱스에 따르면 500억 달러 규모 중국산 상품에 대한 고율 관세부과로 내년 말까지 미국 내 일자리 14만5천개가 사라질 수 있으며 미국 국내총생산(GDP)은 내년 말까지 0.34% 줄어들 것으로 전망했다.

중국 역시 미국의 관세 장벽 때문에 성장률이 연간 0.3%포인트가량 낮아질 것으로 전망됐다.

더 큰 문제는 단순한 지표상의 수치가 아니라 기업 경영환경, 금융시장 여건 등 경제 전반에 치명상을 입힐 수 있다는 점이다.

중국의 고질적인 부채 문제에 대한 경고음이 울리는 가운데 JP모건체이스는 무역갈등 고조로 소비자 수요를 비롯한 중국 경제 기반이 약해지면 신용 상태가 더 악화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또 미국의 총구가 중국뿐 아니라 유럽연합(EU), 캐나다, 멕시코, 일본, 한국 등 전 세계 주요국 모두를 향해 있는 데다 세계 경제의 주요 2개국(G2) 산업과 금융에 빨간불이 들어오면 다른 나라의 경제도 큰 타격을 받게 된다.

대형 악재가 주요 경제국간 얽히고설킨 글로벌 공급망을 타고 퍼지면 세계 곳곳에서 물가 상승과 수요 약화 등의 피해가 눈덩이처럼 불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블룸버그 인텔리전스(BI)는 중국이 무역 흑자를 줄이라는 미국의 압박에 따라 총수출을 10% 줄이면 아시아 국가의 GDP 성장률이 평균 1.1%포인트 하락할 것으로 추산했다.

한국 경제도 미중 무역전쟁의 유탄을 피할 수 없다.

픽셋에셋매니지먼트에 따르면 미중 무역전쟁이 수출에 미치는 영향 측면에서 한국은 세계에서 6번째로 큰 리스크를 안고 있는 것으로 평가됐다.

현대경제연구원은 미국의 대중국 수입이 10% 감소하면 한국의 대중국 수출액은 282억6천만달러(31조5천억원) 줄어들 것으로 추산했다.

미국과 중국이 사실상 세계 경제 패권을 놓고 피할 수 없는 자존심 싸움을 벌이고 있다는 점에서 무역전쟁이 조만간 봉합되기를 기대하기도 어려운 상태다.

트럼프에게는 대선에서 승리를 안긴 `아메리카 퍼스트`(미국 우선주의)가 11월의 중간선거를 비롯해 앞으로 다가올 선거 때마다 버릴 수 없는 카드다.

반면 중국은 `세계의 공장`을 넘어서 첨단산업을 내세운 진정한 글로벌 강국의 지위를 노리며 `IT 굴기`를 추진하고 있어 미국 패권에 도전하는 상황이다.

양쪽 모두 포기할 수 없는 싸움인 셈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5일(현지시간) 500억 달러 제품에 대한 관세 강행 방침을 확인하면서 중국이 보복에 나서면 재보복을 거듭해 총 5천억 달러 제품에 대한 관세를 부과할 수 있다고 으름장을 놓았다.

미국과 중국 모두 공세에 총력을 쏟아 확전하면 피해는 걷잡을 수 없을 전망이다.


국제 신용평가회사 피치는 지난 3일 미국이 수입 자동차에 대한 25%의 관세부과를 검토하고 있는 것과 2천억 달러의 중국산 상품에 대한 10%의 추가 관세를 부과할 가능성을 고려해 무역전쟁 지속 시 최대 2조 달러(2천234조)의 글로벌 교역량이 위협받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관세 폭탄은 국제 정치 질서에서 지정학적 돌발 변수가 될 수도 있다.

베이징에 있는 중국국제화센터(CCG)의 왕후이야오는 트럼프 대통령의 행보가 미국과 중국의 대북 협력을 해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트럼프 사단으로서는 어리석은 일"이라며 "그는 북한을 놓고 중국의 협력을 필요로 하며, 자신만 강을 건넌 뒤 다리를 불태운다는 이미지를 주고 있다"고 지적했다.

[연합뉴스]